약 2주 동안 진행된 잭 한나한의 타격 레슨이 막을 내렸다. 한나한은 지난 9일부터 20일까지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13명의 선수들을 지도했다. 이천에서 한나한을 만나 레슨을 마무리하는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레슨이 막을 내렸다. 그동안 무엇을 가장 강조했는지 궁금하다.
“타자는 복잡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단순히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계획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타자가 구종 3, 4개씩 머릿속에 넣고 로케이션까지 세 곳을 생각하고 있으면 치기 힘들다. 나는 선수들의 타격 자세를 고친 적은 없다. 타격에는 변수가 너무 많다. 투수도 다르고 구심도 다르다. 좋은 투수, 나쁜 투수, 존이 다른 구심 등 변수가 여기저기 깔려있다. 잘 준비해서 이러한 변수들을 단순하게 정립시켜야 한다, 그래서 준비가 중요하다.”

이번 레슨을 받은 선수들을 보면 다양하게 섞여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1군 무대 경험이 많고 연차가 높은 선수도 있고, 아직 프로 경험이 적은 신입급 선수도 있었다. 이들을 어떻게 지도했나?
“그래서 그룹을 지어서 진행했다. 그리고 개인적인 지도도 들어갔다. 매일 일대일로 돌아가면서 체크를 했다. 그 때 그 때 선수 상황에 맞는 지도를 했다고 생각한다.”
레슨 기간 동안 많이 향상된 타자를 꼽아달라.
“백창수, 황목치승, 김재율 셋이 많이 향상됐다. 모든 타자들이 좋은 스윙을 갖고 있지만 이들은 지금까지 너무 복잡한 생각을 갖고 타석에 서곤 했었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확실한 스윙을 하라고 강조했고 잘 따라와준 것 같다.”
히메네스와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훈련을 했는지 궁금하다.
“히메네스는 여전히 젊고 많을 것을 배우고 있는 선수다. 또 많은 것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항상 강하게 당겨서 홈런을 치려고 한다. 나 또한 27살 때 모든 공에 홈런을 치려고 했었다. 히메네스에게는 다양한 방향으로 공을 날리는 것을 이야기했다. 당겨서 타구를 멀리 날리는 타자가 좋은 타자다. 하지만 투수는 이를 알고 던진다. 몸쪽 공을 당겨서 페어로 만들 수만 있다면 상관없다. 그러나 몸쪽 외의 로케이션에도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1군 선수인 오지환과 빅뱅(7번 이병규)에게는 무슨 이야기를 했나?
“특별히 다른 주문은 없었다. 메카닉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단순히 생각하고 타석에 서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너무 많은 정보를 갖고 타석에 서면 어려워 질 수 있다. 단순히 생각하고 상황에 맞게 준비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박용택 선수가 오늘 훈련 계획표를 보고선 계획표에 있는 ‘플랜’ ‘루틴’ ‘어프로치’ 셋이 정말 중요하다고 하더라.
“그렇다. 타자에게 있어 이 세 가지는 평생을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타자는 상대 선발투수부터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어 패스트볼이 좋고 패스트볼을 많이 던지는 투수와 만날 때는 나는 패스트볼부터 집중해서 준비했다. 몸쪽 패스트볼을 어떻게 칠지, 바깥쪽 패스트볼은 어떻게 칠지 준비했다. 언제나 2스트라이크를 이미 당한 상황이라 생각하고 타격에 임하려 했다. 첫 타석에서 체인지업이나 변화구가 오면 그냥 보기만 했다. 그게 내 계획이다. 첫 타석에선 패스트볼만 노린다.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 타석에선 이전 타석에서 봐왔던 변화구에 대응하고 치려고 했다. 타자가 모든 구종과 모든 코스를 커버할 수는 없다. 그건 불가능하다.”
선수를 할 때 경기 전 어떤 루틴을 갖고 있었나?
“타자들은 각자 다른 스윙과 루틴을 갖고 있다. 내 루틴은 매 경기 전 하체 운동을 시작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잡는 것을 했다. 이후 타구를 가운데와 밀어서 좌측으로 치는 것을 연습했다. 당겨서 치는 것은 자연스럽게 나온다. 좋은 타자가 되고 좋은 타구를 만들기 위해선 필드 전체를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만일 내년에 LG에 오게 된다면 크게 키워보고 싶은 선수가 있을 것 같다.
“특정 선수를 꼽기가 힘들다. 모든 선수들과 함께 하고 싶을 것이다. 타자는 자신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부분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 이번에 많은 선수들을 지도하지는 못했는데 다시 LG에 오게 된다면, 모든 선수들이 발전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내일 미국으로 돌아간다고 알고 있다. 당장 돌아가면 무엇을 할 것인가.
“사실 첫째 아들인 쟈니가 함께 한국에 오고 싶어 했다. 한국에 있을 때 여기 유치원을 정말 좋아했었다. 내년에 다시 한국에 오게 된다면, 쟈니가 좋아할 것 같다. 일단 미국으로 돌아가면, 친구의 결혼식에 가봐야한다. 아이들 학교도 데려가고 할로윈 파티도 준비할 것이다. 아이들이 인크레더블 헐크, 슈퍼맨 등을 준비한다더라. 나는 뭘 할지 모르겠다. 고민하고 있다. 캡틴 아메리카가 괜찮을 것 같다.”
할로윈 이후, 그러니까 내년 계획은 어떻게 되나?
“여전히 내년 계획은 모른다. 미국에서도 몇 가지 기회가 있을 것 같다. 일단 미국에 돌아가서는 2주 동안 가족과 함께 할 것이다. 내년에 LG로 돌아올 수도 있고, 다른 곳에서 일할 수도 있다. 확실한 점은 어디서든 야구와 함께 한다는 것이다.”
레슨이 끝나고 많은 이들이 한나한과 마지막 인사를 했다. 백창수와 김용의는 앞으로도 계속 궁금한 게 생기면 물어보겠다며 연락처를 확인하기도 했다. 최동수 코치가 “언제 또 볼 수 있나?”고 묻자 한나한은 “모르겠다. 어쩌면 내년 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며 LG 복귀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백순길 단장은 “오늘 한나한과 2주 동안 어땠는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일단 선수들의 반응은 굉장히 좋았다. 한나한이 자신도 타격코치를 하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타격폼 수정은 안 한다고 했다. 타격폼의 경우, 비디오로 촬영한 후 자신과 친한 메이저리그 타격코치에게 보여주고, 판단하겠다고 하더라"며 "내년 코칭스태프 구성은 아직 진행 중이다. 양상문 감독님이 현재 미야자키 교육리그를 보고 계신다. 감독님이 돌아오시면 11월 중순까지 코칭스태프 구상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 drjose7@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