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에 나설 국가대표팀이 소집을 하기도 전에 악재들이 쏟아지고 있다. 투수들은 도박 추문에 연루되어 있고, 포수 중 하나는 경기 중에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KBO는 지난 7일 2015 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할 대표팀의 최종 엔트리를 확정하고 발표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끌 대표팀은 한국시리즈 기간인 26일 소집을 시작으로 공식적인 일정에 들어간다. 11월 4일과 5일에는 고척스카이돔으로 아마추어 최강 쿠바를 초청해 평가전도 치를 예정이다. 하지만 소집 이전부터 비상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투수들의 해외 도박 사건이다. 삼성은 20일 김인 사장이 직접 나서 수사 대상이 된 선수들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그 선수들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간판급 투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는 삼성은 치명적인 전력 약화를 피할 수 없다.

김 사장은 20일 기자회견에서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선수 명단을 밝힐 수는 없다"라며 양해를 구했다. 팀의 방침에 따라 이들은 한국시리즈에 출전할 수 없게 됨은 물론 프리미어12 참가도 취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문을 일으킨 선수가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일은 있을 수 없기에 KBO 역시 곧 엔트리 교체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대표팀 마운드는 역대 가장 약한 전력이라는 평가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특히 우완 정통파 선발이 심각하게 부족하다. 대체선수를 넣더라도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인 윤석민, 양현종(이상 KIA)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합류가 불가능하다. 법적 처벌도 받을 수 있는 개인의 도덕적 문제로 인한 엔트리 교체는 국제적인 망신이기도 하다.
이 문제는 장기적인 야구 인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축제가 되어야 할 포스트시즌 기간 내내 안 좋은 일들이 터지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때는 장성우(kt wiz) 관련 SNS 파문으로 조용한 날이 없었고, 플레이오프 들어서는 삼성의 도박 스캔들이 최대 이슈다. 명승부에 집중돼야 할 시선들이 엉뚱한 곳에 분산되며 일부 선수들이 야구 인기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고 있다.

마운드는 물론 안방 전력 구성에도 차질이 생길지 모른다. 다름 아닌 양의지(28, 두산 베어스)의 부상 때문이다. 양의지는 19일 마산에서 있었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파울 타구에 오른발을 맞아 엄지발가락 미세골절 진단을 받았다. 두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부상부위가 크지 않아 수술 등의 의학적 처치 없이 자연치유가 가능한 상태고, 현재는 통증 해소 위주의 치료를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게 되면 무리해서라도 경기에 나가려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기에 한국시리즈 후에 있을 프리미어12와는 멀어지게 될 가능성도 커진다. 두산 관계자는 "3차전은 출장이 어렵지만 상황에 따라 경기 중반 나설 수도 있다. 선수의 의지가 워낙 강해 진통제라도 맞고 필요할 시에 경기 출장을 강행하고 싶어 한다"라고 덧붙였다. 정상이 아닌 몸으로도 출전을 강행하려 하는 만큼 11월에는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태가 될지 모른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