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행사처럼 다가오는 연말의 임금체불 걱정. 광주 FC가 K리그 클래식 잔류에 성공했지만 웃지 못하는 이유다.
광주가 K리그 클래식 잔류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그러나 광주는 걱정이 가득하다. 올해 예산이 모두 소진돼 11월 급여를 지불하지 못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노고를 인정받지 못하고, 급여에 대해 걱정만 하게 됐다.
지난해 광주는 올해 예산으로 60억 원을 책정했다. 그러나 광주가 시즌 막판 분전하며 K리그 클래식으로 승격하면서 계획을 바꿔야 했다. 승격으로 인해 선수들의 급여가 인상됐고, 선수 영입이 필요해지면서 9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광주는 90억 원을 확보하지 못했다. 광주시에서 50억 원, 지역 기업의 후원으로 15억 원, 입장료 등 기타 수익으로 5억 원을 챙기면서 70억 원만 확보했다. 20억 원이 부족했다. 광주는 광주시와 함께 메인 스폰서를 구해 부족한 자금을 확보하려 했다.
광주 스스로도 허리띠를 졸라맸다. 기영옥 단장은 급여를 받지 않고 무보수로 일을 했고, 선수단도 규모를 줄였다. 그렇게 7억 원을 줄였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했다. 여전히 13억 원이 부족했고, 메인 스폰서가 구해지지 않으면서 예산이 바닥났다.
이런 상황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막판 분전으로 인해 발생한 2달분의 승리 수당이 지불되지 않았다. 다행히 광주시로부터 추경예산을 받아 선수단에게 지불해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광주시는 올해 더 이상 추경예산을 줄 수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광주는 답답하기만 하다. 사무국 예산부터 모든 부분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노력을 했음에도 해결책이 되지 않았다. 광주시에 대한 서운함도 있다. 광주시가 함께 메인 스폰서를 구하기로 했지만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의 위기는 넘길 수 있다. 내년 1월이 돼 광주시로부터 2016년 예산을 받을 경우 2달 동안 밀린 급여를 지불할 수 있다. 그러나 임시방편이다. 돈을 미리 쓰는 것에 불과한 만큼 연말이 되면 급여 체불이 또 다시 진행될 수밖에 없다. 악순환이다.
현재 악순환을 끊을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메인 스폰서를 찾는 것이다. 올해 처리하지 못할 임금까지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년 예산이 더 많아야 한다. 그러나 광주가 올해보다 많은 예산을 얻는 건 불가능하다. 결국 메인 스폰서를 구해 재정적으로 여유가 생겨야 한다.
하지만 광주는 지난 5년 동안 메인 스폰서를 구하지 못했다. 광주의 힘만으로는 메인 스폰서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 이 때문에 올해 초 광주는 광주시에서 메인 스폰서를 같이 구하는 등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광주시의 수동적인 태도에 메인 스폰서 구하기는 실패로 돌아갔다.
이대로 있으면 올해와 같은 일을 내년에도 반복해야 한다.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다른 시·도민 구단의 경우에도 지자체의 도움을 얻어 지역 기업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해 악순환을 방지하고 있다. 광주의 창단 주체인 광주시는 지금의 사태를 수수방관할 것이 아니라, 물질적인 지원 외의 방법으로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sportsher@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