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 타자 맞대결에서 이번에는 어떤 팀이 웃을까.
하루 휴식을 취한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는 21일 잠실구장에서 KBO 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마산에서 열린 1,2차전에선 압도적인 외국인 선발 투수로 승부가 갈렸다. 1차전에서 두산 더스틴 니퍼트가 9이닝 무실점 완봉승, 2차전에선 NC 재크 스튜어트가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이제 3번째 선발 맞대결을 펼치는데, 압도적인 에이스들이 아니라는 점에서 타격전 가능성도 높다.
두산은 올 시즌 팀 타율 2할9푼으로 리그 3위, NC는 2할8푼9리로 두산의 뒤를 이었다. 그만큼 타격에서 만큼은 일가견이 있는 양 팀이다. 특히 단기전에서 3번 타자들의 맞대결이 이목을 끌고 있다. 양 팀의 4번 타자인 김현수, 에릭 테임즈에게 견제가 쏠리면서 앞뒤 타순의 활약이 중요하기 때문. 두산은 넥센과의 준 플레이오프 3번 타순으로 선발 출전한 선수들이 1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민병헌과 박건우가 각각 7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타순에 대한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었지만, 두산은 NC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민병헌을 그대로 3번 타자로 선발 출전시켰다. 그리고 그 믿음의 카드는 적중했다. 민병헌은 솔로 홈런, 스리런 홈런을 묶어 5타수 2홈런 4타점 2득점의 맹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3번 타순의 화려한 부활이었다. 2차전에서도 전체 타선이 스튜어트에 고전한 가운데, 1볼넷 1안타로 나름의 역할을 해줬다. 이제는 꾸준한 활약으로 중심타선을 받쳐야 한다.

반면 NC는 전체적인 타선 침체와 함께 3번 타순에 대한 고민을 여전히 하고 있다. 정규 시즌에선 나성범이 3번 타순으로 가장 많이 선발 출전해 타율 3할1푼5리(448타수 141안타 22홈런 97타점을 기록했다. 이어 이종욱이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타율 3할2푼1리(53타수 17안타)의 기록. 시즌 막판 이종욱이 3번 타자로 나왔고, 올해 포스트시즌 첫 경기서도 이종욱을 3번 타자로 낙점했다. 하지만 김경문 NC 감독의 2경기 연속 뚝심은 통하지 않았다.
이종욱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병살타 1개 포함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상대 선발 니퍼트의 구위가 워낙 좋았고 팀 안타도 3개에 불과했다. 김 감독은 2차전에서도 똑같은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이 라인업으로 이겨야 분위기를 타서 이길 수 있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 그러나 이종욱은 삼진 3개를 당하며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고개를 숙였다. 특히 두 번이나 득점권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나마 팀이 승리해 다행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3번 타순에 대한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우선 2차전이 끝난 후 “2차전을 하면서 3차전에는 타순을 바꿔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연습하는 것을 보고 생각해보겠다”라며 라인업 변화를 예고했다. 가장 유력한 건 정규 시즌과 마찬가지로 나성범이 3번으로 출전하는 것. 하지만 나성범 역시 5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4번 테임즈의 파트너가 절실한 NC다. 과연 잠실구장에서 펼쳐지는 3,4차전에선 어떤 팀이 3번 타순 덕에 웃을지 궁금하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