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필요한 그로저, 첫술에 배부르랴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10.21 05: 30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었다.
삼성화재는 지난 20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홈경기서 세트 스코어 0-3(21-25, 16-25, 25-27)으로 완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삼성화재는 개막 후 3연패를 당하며 리그 유일의 무승점 팀이라는 오명을 썼다.

삼성화재로서는 기대가 컸던 한 판이다. 앞선 2경기는 외국인 선수 없이 토종 선수들로만 싸웠다. 하필 우승후보인 OK저축은행과 대한항공을 만나 완패의 쓴잔을 들이켰다.
현대캐피탈과의 라이벌전은 사생결단이었다. 독일 국가대표 라이트 공격수 그로저의 합류는 천군만마였다. 그는 지난 17일 유로피언 챔피언십을 마치고 귀국해 V리그 데뷔전을 학수고대했다.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도 일전을 앞두고 "현대캐피탈전에 그로저가 선발로 나올 것 같다"며 "경기에 뛰고 왔기 때문에 시차 적응을 빼고는 몸 상태가 나쁜 게 없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임 감독은 공언대로 그로저를 처음부터 코트에 내보냈다. 기대에 보답하지 못했다. 그로저는 17점(성공률 33.3%)에 그쳤다. 공격점유율과 범실은 양 팀 최다인 47.19%와 13개를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현대캐피탈 보다 7개 많은 23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그로저는 그 중 반이 넘는 범실을 차지했다. 팀 공격성공률(42.7%)은 현대캐피탈(58.23%)에 비해 15% 이상 떨어졌다. 그로저는 팀 성공률에 10% 가까이 미치지 못했다.
상대 외국인 선수인 오레올 카메호가 22점(성공률 71.43%)에 공격점유율 35.44%, 범실 5개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덕분에 현대캐피탈은 문성민(18점, 성공률 51.61%)의 활약을 더해 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삼성화재의 패배가 온전히 그로저 탓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른 선수들의 부진도 컸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로저는 한국 땅을 밟은지 3일 만에 경기에 나섰다. 시차 적응, 체력, 동료와의 호흡 등 모든 환경이 녹록지 않았다.
시간이 보약이 될 그로저가 삼성화재에 한 줄기 빛을 선사할 수 있을까./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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