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시즌 LG 트윈스 내야수로 활약한 루이스 히메네스가 약 4개월의 한국생활을 마무리한다.
히메네스는 지난 6월 15일 LG와 계약을 맺고 주전 3루수로 활약했다. 70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푼2리 11홈런 46타점 OPS 0.849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 그리고 히메네스는 정규시즌이 종료됐음에도 이천 챔피언스파크에 남아 한나한과 타격 훈련에 들어갔다. 21일 고향으로 돌아가는 히메네스를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먼저 히메네스는 시즌이 끝났음에도 15일 동안 이천에 남아 훈련한 이유를 말했다.

“젊은 선수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 함께 열심히 훈련하고, 함께 발전하고 싶었다. 그게 내가 한국에 남아있었던 이유다. 한국에서 좋은 시즌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부진했던 시기도 있었다. 몇가지 고치고 싶었던 부분도 있어서 이천에서 훈련했다. 시즌도 재미있었지만, 이천에 있었던 시간들도 즐거웠다.”
히메네스는 LG 합류 후 2주 동안 타율 3할2리 2홈런 10타점으로 빠르게 한국무대에 적응하는 듯했다. 공격을 물론, 3루 수비도 뛰어났고, 다리도 빨랐다. 그러나 7월 한 달 동안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렸다. 7월 타율이 1할9푼2리에 그쳤고, 14경기 동안 홈런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히메네스는 8월 2일 경기가 끝나고 2군행을 자청, 이천에서 맹훈련에 들어갔다.
“한국야구에 적응하기 위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나는 미국에서 거의 경기를 치르지 못하고 한국에 왔다. 그래서 슬럼프도 찾아온 듯하다. 야구는 쉽지 않다. 게다가 미국에선 한국과 다른 야구장, 다른 선수들과 뛰고 상대했었다. 정규시즌 모든 경기서 안타를 치고 싶지만 그게 안 될 때가 있다. 이천으로 와서 편안하게 나를 돌아보고 타격을 정립해갔다.”
이천에서 돌아온 히메네스는 6월보다 강렬했다. 8월 14일 SK전부터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10월 6일 KIA전까지 39경기서 타율 3할8푼1리 7홈런 30타점 OPS 1.014로 대폭발했다. 스윙시 상체 움직임을 줄여 이전보다 안정적인 타격을 했고, 동료들과 호흡도 잘 맞았다.
“만일 내가 내년에도 LG에서 뛴다면, 이러한 모습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개인성적에는 큰 관심이 없다. 나 자신만을 위해 뛰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팀을 위해, 팀 승리에 도움이 되기 위해 뛸 것이다. 홈런 몇 개, 타점 몇 개 같은 목표도 전혀 없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다. 내년에 돌아오면, 올해보다 훨씬 더 강해진 LG를 보여주겠다.”
히메네스는 한국, 그리고 LG 선수들과 보낸 4개월이 매우 즐거웠다고 했다. 특히 수비에서 호흡을 맞춰온 유격수 오지환을 극찬했다. 히메네스와 오지환은 경기 전후로도 쉬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오지환은 KBO리그 최고의 유격수다. 모든 툴을 지녔다. 메이저리그 특정 선수와는 비교하기 힘들지만, 오지환은 메이저리그서도 활약할 수 있는 재능이 있다. 정말 좋은 선수고 우리 팀의 핵심이다.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선수다.”
덧붙여 한국에서 가장 상대하기 힘들었던 팀과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히메네스의 답변에서 KBO리그에 대한 존경과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을 느낄 수 있었다.
“모든 팀들이 강했다. 그리고 각 팀마다 뛰어난 선수들이 있었다. 한 팀만 꼽자면 삼성이다. 정말 좋은 선수가 많다. 넥센과 두산도 강하다. 플레이오프에 올라간 팀도 강하지만, 그렇지 않은 팀도 강했다. KBO리그에는 좋은 투수들이 많다. 가장 힘들었던 투수는 SK의 김광현이다. 굉장히 좋은 구위를 지니고 있다. 한국에서 만난 투수 중 구위가 가장 좋았다. KIA 좌투수 양현종도 뛰어나다. KBO리그는 점점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더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굉장히 재미있고 박진감 있는 무대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히메네스는 LG로 돌아오고 싶다는 의사를 보이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KBO리그 뿐이 아닌 한국 자체가 좋다면서, 될 수 있으면 오랫동안 LG 유니폼을 입고 한국에 있고 싶다고 강조했다.
“돌아가서 가족들과 잘 쉬고 휴가를 즐기겠다. 오프시즌을 즐긴 후 개인 훈련에 들어갈 것이다. 그동안 했던 루틴대로 한다. 오프시즌이 끝나면 다시 LG 유니폼을 입고 뛰기를 희망한다. 한국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든다. 숙소 근처 주민들도 친절하다. KBO리그가 좋고 한국야구가 좋다. 한국의 모든 것이 좋다. 앞으로 한국에 2, 3년 더 있고 싶은 생각도 있다.”
한편 LG 구단은 히메네스와 2016시즌 계약 옵션을 갖고 있다. 옵션 실행권이 LG에 있고, LG가 이 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백순길 단장은 “11월까지 옵션 실행여부를 히메네스에게 알려줘야 한다. 지금 상태에서는 히메네스와 내년에도 함께 할 것 같다. 외국인선수 시장에 정말 엄청난 선수가 나오지 않는 이상, 히메네스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