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믿을 건 방망이 뿐이다.
삼성은 20일 긴급 기자 회견을 통해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을 받고 있는 선수들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키로 했다. 김인 사장은 긴급 기자 회견을 통해 "우선 의혹을 받고 있는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매우 지쳐 있고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황에서 연습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또한 저희 팀도 분위기가 많이 침체돼 있고 사기도 다소 어수선하게 떨어져 있어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단 측은 한국시리즈 엔트리 제외 대상 선수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들은 마운드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대체 불가 자원이다. 이들이 전력에서 이탈할 경우 마운드의 무게감은 떨어진다. 그렇다고 낙담하기엔 이르다.

사상 첫 2년 연속 팀타율 3할을 달성한 삼성은 막강 화력을 앞세워 통합 5연패의 위업을 달성할 기세. 삼성 타선은 완벽 그 자체. 1번부터 9번까지 쉬어갈 곳이 없다.
시즌 후반 전력에서 이탈했던 이승엽과 구자욱이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고 배영섭이 가세한 뒤 외야 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귀띔. 끊임없이 경쟁 체제가 이어지면서 팀 전체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의 한 고참급 타자는 "어느 팀이 올라와도 상관없다. NC와 시즌 상대 전적에서 우위(11승 5패)를 점했고 타자들도 NC 투수들에게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리고 두산은 준플레이오프부터 올라와 투수들의 체력 소모가 클 것이다. 우리가 공략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타자들은 세 차례 자체 평가전을 통해 방망이를 예열 중이다. 특히 시즌 종료를 앞두고 찬스마다 무기력한 모습을 드러냈던 최형우는 2차례 대포를 쏘아 올리는 등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 중이다.
10개 구단 가운데 선발진이 가장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삼성은 4명의 선발이 이른바 계산이 되는 마운드 운영을 해주고 타자들이 화력 지원을 펼치면 얼마든지 해볼만하다는 분위기다. '찬스 뒤 위기, 위기 뒤 찬스'라는 야구계의 대표적인 속설처럼 지금의 위기가 찬스가 될 가능성은 높다. /what@osen.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