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았던 재회였다.
KIA 내야수 최희섭(36)은 지난 20일 김기태 감독을 만나 은퇴의사를 전달하면서 메이저리그 출신의 광주일고 트리오의 거취가 주목을 받고 있다. 최희섭은 고질적인 허리통증 때문에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없다고 전했고 김감독도 "좋은 모습으로 떠나도록 하겠다"면서 사실상 은퇴하기로 결정했다.
구단은 베테랑 투수 서재응(38)과도 20일 접촉을 갖고 의사를 타진했다. 이 자리에서 서재응은 확실하게 현역 연장 의지를 밝혔다. 구단은 서재응이 은퇴 의사가 없다는 점을 확실하게 확인했다. 따라서 구단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재계약과 자유계약선수 방출이다.

정확하게는 김기태 감독과 코치진의 내년 시즌 전력 구성 방침에 따라 서재응의 거취를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만일 내년에도 서재응의 힘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재계약을 할 것이다. 반대의 결론이 나온다면 서재응이 팀을 떠나 다른 구단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길이 있다. 김 감독이 오는 28일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를 떠나기에 앞서 서재응의 거취는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한 명의 메이저리그 출신 김병현(36)은 재계약 할 것으로 보인다. 마운드 사정상 언더핸드 투수의 필요하다. KIA 마운드는 내년 소방수로 뛰었던 윤석민은 선발투수로 복귀하고 외국인 투수 2명을 포함해 양현종과 임준혁까지 5명의 선발진을 구축했다.
이 가운데 김병현은 불펜 혹은 선발진 예비군으로 편성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불펜에 경험을 갖춘 언더핸드가 부족하기 때문에 필요성이 있다. 선발진에 구멍이 생길 경우 대체 요원으로 활약이 가능하다. 지난 2월에는 맹장염 수술로 시즌을 망쳤지만 가을부터 착실하게 훈련량을 쌓는다면 스피드와 구위는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일고 트리오는 지난 2014시즌 도중 김병현에 넥센에서 이적하면서 19년만에 다시 한팀에 모였다. 한 학교 출신으로 메이저리그를 동시에 누볐던 이들의 만남이 화제가 됐다. 팬들은 4번타자 최희섭이 홈런치고 선발투수 서재응이 승리를 따내고 김병현이 세이브를 따내는 모습을 그렸지만 한번도 연출되지 않았다. 그리고 단 1년만에 최희섭이 은퇴를 결정하면서 다시는 모일 수 없게 됐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