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양의지 부상, 포수 홍성흔 카드 꺼낼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0.21 12: 59

원정에서 1승을 거두고 홈으로 돌아온 두산에 악재가 있다. 주전 포수 양의지의 부상이다. 이에 ‘포수 홍성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수 있다. 두산으로서는 되도록 피해야 하는 시나리오지만 경기 상황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양의지는 지난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부상을 당했다. 조금 불운했다. 파울 타구에 오른발을 맞았는데 엄지발가락 쪽에 문제가 생겼다. 결국 양의지는 이날 최재훈으로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두산은 1-2로 아쉽게 패하며 찜찜함을 남긴 채 마산을 떠났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다. 두산 관계자는 양의지의 부상에 대해 “부상부위가 크지 않아 수술 등의 의학적 처치 없이 자연치유가 가능한 상태고, 현재는 통증 해소 위주의 치료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는 진통제를 맞고 뛰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두산으로서는 3차전 한 경기를 아예 쉬게 해주고 4차전부터 나서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양의지는 두산 공·수에서 핵심인 선수다. 올 시즌 132경기에서 타율 3할2푼6리, 20홈런, 93타점을 치며 경력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부동의 안방마님으로서 차지하는 비중도 적지 않다. 물론 양의지를 대체해 주전으로 나설 최재훈도 오랜 기간 팀에서 뛰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포수다. 2013년 포스트시즌에서는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다만 아무래도 양의지에 비하면 전반적인 능력은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백업에 대한 고민도 있다. 2013년 포스트시즌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최재훈이 선발로 나서면 두산은 백업 포수가 없다. 두산의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포수는 양의지와 최재훈 둘 뿐이다. 만약 최재훈이 경기에 뛰지 못할 상황이 되거나, 혹은 경기 양상에 따라 불가피하게 대타 혹은 대주자로 교체되어야 할 때 그 뒤를 받칠 선수가 마땅치 않다는 의미다. 결국 홍성흔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여건이 됐다.
2001년과 2004년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던 홍성흔이다. 그러나 포수 마스크를 쓴 지는 꽤 오래 됐다. 2009년 롯데 이적 후에는 대부분 지명타자로 뛰었다. 수비에 나선 기억은 거의 없다. 하지만 한 때 국가대표 포수였다. 비상시에 활용할 만한 감각은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당시 “우리도 포수 홍성흔 카드를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말투에는 농담조도 섞여 있었지만 포수를 2명만 포함시킨 두산으로서는 반드시 대비해야 할 상황이기도 했다.
홍성흔이 두산에서 선발 포수로 출전한 마지막 기억은 2008년 4월 20일 잠실 SK전이었다. 홍성흔은 2008년 시즌 극초반을 제외하면 선발 포수로 나서지 않았다. 롯데에서도 거의 대부분 지명타자로 뛰었고 두산으로 다시 합류한 이후에도 지명타자로 나섰다.
두산은 양의지의 부상에 따라 일단 홍성흔을 벤치에 대기시킬 가능성이 크다. 만약 홍성흔이 지명타자로 나섰다가 최재훈이 교체될 상황이 오면 지명타자 포지션이 소멸돼 투수를 타석에 세워야 하는 등 셈법이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두산으로서는 최재훈이 9이닝을 모두 책임지는 것이 이상적일 수 있으나 승부처에서 김태형 감독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는 지켜봐야 한다. ‘포수 홍성흔’이 볼거리를 만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홍성흔이 이날 경기에 출전한다면 박진만이 가지고 있던 포스트시즌 최다 출전 기록(104경기)는 홍성흔에 의해 경신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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