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급 방망이를 자랑하는 NC와 두산의 타선이 플레이오프라는 치열한 공기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타격에서는 그렇게 화끈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3차전부터는 방망이가 좀 더 힘차게 돌아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NC와 두산은 18일과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1승씩을 나눠 가졌다. 1차전에서는 홈런 3방을 앞세운 두산이 7-0으로 완승했고 2차전에서는 8회 기막힌 작전이 연달아 맞아 떨어진 NC가 2-1로 역전승을 거두고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힘과 힘이 정면으로 맞부딪히는 ‘명품 시리즈’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졌다. 4차전까지 모두 매진이 되며 팬들의 관심도 뜨거워지는 중이다.
다만 타선은 그렇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외국인 투수들이 장군과 멍군을 부르는 사이 방망이는 헛돌기 일쑤였다. 2차전까지 두산의 팀 타율은 2할3리였다. NC는 더 떨어져 1할6푼7리에 그치고 있다. 포스트시즌이라는 특수한 분위기와 상대 투수진을 고려해야겠으나 예상보다는 처지는 모습이다.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2팀 모두가 2할1푼 아래의 빈타에 시달린 적은 거의 없었다. 1996년 플레이오프 당시 현대가 2할4리, 쌍방울이 1할7푼5리를 기록한 것이 유일하다. 플레이오프 최저 타율은 1989년 태평양으로 당시 해태의 마운드에 밀려 1할6푼1리를 기록했다. 아직 시리즈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당시보다 타고투저 흐름이 뚜렷한 2015년임을 고려하면 역시 다소간 의외라고 볼 수 있다.
이유는 있다. 수준급 팀들이 맞붙고 그만큼 수준급 투수들이 나오는 포스트시즌에서는 정규시즌과 같은 활발한 타격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불펜도 총력전을 벌이기 때문에 득점 확률은 더 떨어진다. 여기에 상대 투수들이 워낙 잘 던졌다. 1차전에서 더스틴 니퍼트(두산)는 완봉승을, 2차전에서 재크 스튜어트(NC)는 완투승을 거뒀다. 타자들의 감이 좋다고 해도 치기 어려운 공이라는 분석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2차전 두산 선발 장원준의 공도 좋았다.
그래서 3차전부터는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아무래도 컨디션과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들이 선발로 나서기 때문이다. 3차전 선발인 손민한(NC)과 유희관(두산)만 해도 구위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선수들은 아니다. 실제 준플레이오프 당시에도 두산과 넥센은 1·2차전에서 동반 침묵을 이어가다 3차전부터는 살아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었던 NC도 3차전부터는 정상적인 타격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NC는 선두타자로 나서는 김종호가 2경기에서 1할6푼7리를 기록했고 중심타선에 포진됐던 이종욱 나성범 이호준은 아예 안타를 치지 못해 폭발력이 떨어졌다. 김경문 감독도 2차전 이후 “타순 변화를 고려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두산도 김현수의 타율이 1할2푼5로 그렇게 썩 좋지는 못했던 가운데 양의지도 부상으로 3차전에 빠질 공산이 커 타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잠실이라는 변수를 넘고 두 팀의 방망이가 정상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