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과 지옥을 오간 박민우(22·NC)가 결국 웃었다.
박민우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 플레이오프 3차전에 1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장, 2루타 포함 6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 1도루 맹활약으로 NC의 16-2 승리를 이끌었다. 1~2차전에서 2번타자로 나왔던 박민우는 이날 1번타자로 공격의 포문을 활짝 열었지만, 수비에서 아쉬운 실책을 범하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시작은 아주 좋았다. 1회 첫 타석에서 두산 선발 유희관의 5구째 속구를 밀어 쳐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계속된 1사 2루 나성범 타석에서 기습적으로 3루 베이스를 훔치며 두산 배터리를 압박한 박민우는 좌익수 희생플라이에 여유 있게 선취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2회 수비에서는 1차전에 이어 플레이오프 2번째 송구 실책을 범했다. 그것도 실점으로 직결된 것이라 더욱 치명적이었다. 1-1 동점이 된 2회 2사 3루에서 허경민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잡고 송구한 것이 1루수 에릭 테임즈의 키를 넘어 뒤로 빠졌다. 그 사이 3루 주자 정수빈이 홈을 밟으며 1-2로 역전됐고, 박민우는 모자를 벗어 가슴을 치며 자책했다.
하지만 박민우는 실수에 좌절하지 않았다. 곧 이어진 3회 공격에서 다시 선두타자로 나와 공격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유희관의 슬라이더를 가볍게 밀어치며 좌측에 떨어지는 안타로 출루했다. 1루에 나간 뒤 끊임없는 스킵 동작으로 유희관의 투구 집중력을 떨어뜨렸다.
공교롭게도 박민우의 안타를 시작으로 3회 NC 타선이 대폭발했다. 김종호의 우전 안타로 계속된 1사 1·2루에서 에릭 테임즈의 중전 적시타, 이호준의 좌전 적시타, 이종욱의 중전 적시타, 손시헌의 좌전 적시타가 연이어 터지며 4득점의 빅이닝을 만들었다.
5-2로 다시 전세를 뒤집은 NC는 리드를 놓치지 않고 승리를 가져갔다. 특히 7회 1사 만루에서 진야곱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포스트시즌 첫 3안타 경기로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을야구에서의 타격 부진을 완벽하게 씻어낸 순간이었다.
2회 실책 이후 수비에서도 박민우는 2개의 내야 뜬공을 처리한 뒤 6회 최주환의 강습 타구를 앞에 떨어뜨린 뒤 침착하게 1루 송구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경기 초반 천당과 지옥을 오간 박민우이지만 실수에 굴하지 않고 우뚝 일어섰다. 마지막에는 팀 승리로 활짝 웃었다. /waw@osen.co.kr
[사진] 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