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최고참 투수 손민한(40)이 불혹의 나이에 포스트시즌 첫 선발승을 올렸다. 그것도 역대 최고령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됐다.
손민한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등판, 5이닝 3피안타 3볼넷 1사구 2실점(1자책) 역투로 NC의 14-2 대승을 이끌었다. 손민한은 포스트시즌 통산 13경기 만에 첫 선발승을 거두며 2006년 플레이오프 4차전 한화 송진우(당시 만 40세8개월1일)를 넘어 만 40세9개월19일로 포스트시즌 최고령 승리 기록도 새로 썼다.
손민한에게 포스트시즌 등판은 롯데 에이스 시절이었던 2008년 삼성과 준플레이오프 2차전 이후 무려 7년 만이었다. 지난해 NC 유니폼을 입고 출장한 LG와 준플레이오프 4경기는 모두 구원으로만 나왔다. NC 김경문 감독은 "요즘 손민한의 컨디션이 좋다. 큰 경기는 느낌 좋은 투수가 잘한다"고 믿었다.

김경문 감독의 감은 틀리지 않았다. 손민한은 7년만의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노련미 가득한 투구로 두산 강타선을 무너뜨렸다. 1회 안타 1개, 볼넷 2개로 초래한 2사 만루에서 최주환을 2루 직선타로 처리하며 첫 고비를 잘 넘긴 손민한은 2회 3루주 지석훈의 아쉬운 수비와 2루수 박민우의 송구 실책으로 2실점(1자책)했지만 그것이 이날 손민한의 마지막 실점이었다.
3회에는 김현수를 1루 땅볼, 오재원을 3루 파울 플라이, 최주환을 2루 내야 플라이로 삼자범퇴하며 안정감을 찾은 손민한은 4회 2사 1·2루에서도 허경민을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5회에도 민병헌·김현수·오재원으로 이어지는 두산의 중심타선을 공 10개로 삼자범퇴하며 안정감을 발휘했다.
6회 첫 타자 최주환에게 2개의 공을 던진 뒤 오른손 중지 통증으로 강판됐지만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했다. 총 투구수 77개로 스트라이크 42개, 볼 35개. 최고 구속이 144km까지 나올 정도로 투심(26개)·포심(17개) 패스트볼에 힘이 있었고, 슬라이더(22개) 포크볼(12개)로 변화구도 적절하게 섞어 던졌다.
탈삼진은 하나도 없었지만 9개의 내야 땅볼을 유도했고, 뜬공 6개 중에서 4개가 내야에서 잡혔다. 굳이 삼진을 잡으려 하지 않아도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인, 맞혀 잡는 투구로 손쉽게 던졌다.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는 노련미는 과연 손민한다웠다.
손민한 개인적으로는 포스트시즌 13경기에서 2승째를 올렸는데 선발승은 처음이다. 지난 1999년 롯데 시절 플레이오프 5차전 구원승이 유일했다. 전성기 시절 롯데가 가을야구에 나가지 못해 포스트시즌 선발승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불혹의 나이에 NC 유니폼을 입고서 최고령 승리 타이틀과 함께 첫 승리를 따냈다. 손민한에게는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하루였다. /waw@osen.co.kr

[사진] 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