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3] 스튜어트 커터에 당한 두산, 손민한 투심에 홀렸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0.21 22: 46

두산 베어스 타자들이 2경기 연속으로 상대 선발의 '변형 패스트볼'에 당했다.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NC 다이노스가 두산에 16-2로 대승을 거뒀다. NC는 1승만 추가하면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게 됐고, 마산 1차전에서 완승을 거둔 뒤 2연패에 빠진 두산은 1패만 당하면 탈락하는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이날 경기에서 두산 타선이 선발로 나온 베테랑 손민한(40)을 무너뜨리지 못한 것이 여러 패인 중 하나였다. 손민한은 5이닝 3피안타 3볼넷 2실점(1자책)해 승리투수가 됐다. 2차전의 재크 스튜어트(9이닝 1실점 완투승)만큼은 아니었지만 손민한의 노련한 투구에 당한 두산은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손민한은 스튜어트와 다른 스타일이다. 잘 알려진 대로 기교파 유형의 투수다.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130km대 후반인 경우가 많다. 구위로 타자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대신 움직임이 좋은 투심 패스트볼을 지니고 있다. 홈 플레이트 부근에서 변화가 심한 그의 투심은 타자들의 방망이를 끌어내 범타를 유도하기 좋은 공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포심(17개)보다는 투심(26개)이 주 레퍼토리였다. 이를 바탕으로 손민한은 슬라이더(22개), 포크볼(12개)까지 섞어 던졌다. 투심은 때로 체인지업에 가깝게 보일 정도의 변화까지 있는 편이었다. 2회말 정수빈에게 맞은 우중간 적시 3루타를 제외하면 결정적인 실투도 많이 눈에 띄지는 않았다. 우측 중지에 물집이 생겨 6회말 선두타자 최주환 타석에 물러나기 전까지 잡은 아웃카운트 15개 중 9개가 땅볼이었을 정도로 장타 허용과 거리가 먼 투구를 했다.
손민한과 스튜어트의 공통점은 일반적으로 투수들이 많이 던지는 포심을 자주 구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튜어트도 투심과 마찬가지로 '무빙 패스트볼'의 일종인 컷 패스트볼(커터)를 주로 활용한다. 2차전에서 122구를 던진 스튜어트는 커터를 54개, 포심을 18개 던졌다.
스튜어트는 커터로도 140km대 중반의 구속을 찍을 수 있는 투수다. 커터에 대비하다 이보다 좀 더 빠른 포심이 들어오면 타자가 대처하기 어렵다. 커터보다 느리지만 변화가 심한 슬라이더가 와도 마찬가지다. 커터를 중심으로 구속이 더 빠르고 느린 공이 효과적으로 섞이자 타자들은 어려운 지경에 빠졌다.
포심이든 변형 패스트볼이든 일반적으로 변화구에 비해 패스트볼은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는 확률이 높다. 따라서 골라내도 변화구보다는 스트라이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쳐내자니 까다롭고, 치지 않으면 볼카운트를 불리하게 만드는 변형 패스트볼에 두산 타선이 애를 먹고 있다. /nick@osen.co.kr
[사진] 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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