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3] 손민한, "PS 첫 선발승, 오래 걸렸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10.21 23: 20

"이 나이까지 선발로 나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NC 최고참 투수 손민한(40)이 포스트시즌 역대 최고령 투수 역사를 썼다. 손민한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등판, 5이닝 3피안타 3볼넷 1사구 2실점(1자책) 역투로 NC의 16-2 대승을 견인했다. 
이날 승리로 손민한은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첫 선발승을 거뒀다. 만 40세9개월19일로 2006년 플레이오프 4차전 한화 송진우(만40세8개월1일)를 넘어 역대 최고령 승리투수로 가을잔치를 장식했다. 3차전 데일리 MVP의 영광도 당연히 손민한에게 돌아갔다.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 참석한 손민한은 "기쁘다.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이 나이까지 선발로 나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힌 뒤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첫 선발승에 대해 "오래 걸렸다. 16년이나 됐는지 몰랐다"고 쑥스러워했다. 
이어 그는 경기 초반 난조에 대해 "경기에 임하니 큰 경기의 긴장감이라는 건 어쩔 수가 없더라. 1회가 끝나고 자책을 하면서 왜 이렇게 긴장을 많이 했을까 생각했다. 나도 모르게 긴장하고 있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생각하니 1회에는 오버페이스를 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날 좁았던 스트라이크존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손민한은 "스트라이크존도 사실 경기의 일부분인데 볼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투수 입장에서 하나 정도 잡아줬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다"며 "무리할 생각은 없었다. 오늘 스트라이크존이 양 사이드보다는 높낮이가 후한 것 같아 높고 낮은 곳으로 던지라고 코치님이 주문했다. 1회를 넘기고 마음이 편해져서 그런지 존도 넓어진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손민한은 2회 2루수 박민우의 송구 실책으로 추가 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지만 베테랑답게 더 이상의 점수를 주지 않았다. 그는 "실책에 대한 생각은 없었다. 실점을 하게 되면서 앞으로 스스로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에 대한 걱정만 했다"며 "1차전 해커 때도 그렇고 상대 타자들이 변화구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 나 역시 변화구 스타일의 투수가 때문에 변화구를 노리고 들어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다고 변화구를 던지지 않을 수는 있으니 힘이 있을 때 빠른 공을 많이 던지고 나중에 변화구를 섞는 것이 좋지 않을까 했는데, 3~4회 정도 가면서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고참으로서 선수들에게 주문한 것도 이야기했다. "정규시즌이 끝나고 플레이오프까지 시간이 길다 보니 선수단 분위기가 해이해진 부분도 있었다. 누가 하든 집중력 있게 해야 할 시기였다. 개인적으로도 컨디션을 올려야 했기 때문에 그렇게 악을 지르지는 않았지만 이호준이 좋게 평가해준 것 같다. 전체 투수들에게 메시지도 보냈는데,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고참으로 해야 할 역할이 있다. 그래서 큰 경기를 앞두고 투수조 미팅을 할까도 했는데 다들 알고 있을 것이고, 느끼는 바도 있을 테니 더 말을 하면 힘들어질 것 같아서 후배들도 모바일 메시지를 원하지 않을까 생각해 '최선을 다 하자, 즐기자, 후회 없는 경기를 하자' 정도로만 얘기했다"는 것이 손민한의 말이다.
6회 갑작스런 손가락 물집으로 내려갔던 손민한은 "3~4일 정도면 완치될 것이라 생각한다. 체력적으로는 항상 힘이 들지만, 4~5차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끌고 가려고 했다. 본의아니게 물집이 잡혔다. 더 던지고 싶었는데 아쉽다"며 "옛날에는 우승 반지를 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이라도 하고 싶다"고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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