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포스트 시즌 때 포수에 한해 엔트리를 교체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어떻겠는가".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이색 제안을 했다. 포수는 타 포지션과 달리 전문성이 필요하고 홈으로 쇄도하는 주자와 충돌하거나 블로킹 등 부상 위험성이 높다. 구단마다 포스트 시즌에 2인 포수 체제를 운영하는 편이다. 만약 엔트리에 포함된 포수 모두 다칠 경우 누군가는 안방을 지켜야 한다.
류중일 감독은 "포스트시즌은 말 그대로 가을 잔치다. 선수들은 고급 야구를 보여드려야 하고 팬들 역시 평소보다 비싼 돈을 내고 경기를 보는데 아무나 포수를 보게 되면 야구의 질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 포수에 한해 엔트리를 교체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하는 건 어떻겠는가"라고 자신의 견해를 드러냈다.

류중일 감독은 시즌이 끝난 뒤 감독자 회의를 통해 이같은 제안을 할 생각이다. 삼성은 지난해까지 3인 포수 체제를 운영했다. 진갑용이 현역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올해부터 이지영과 이흥련 등 2명의 포수로 엔트리를 꾸릴 계획이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까지 3인 포수 체제를 운영한 건 진갑용 때문이었다. 이제 진갑용이 없으니 2명으로 가야 한다"면서 "이지영도 이제 경험을 많이 쌓았다. 한국시리즈와 같은 단기전에서는 전담 포수 체제보다 이지영의 선발 출장에 무게를 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2인 포수 체제를 생각하는데 강성우 배터리 코치는 '(포수 2명 모두) 다치면 어떻게 하냐'는 의견을 내세웠다"고 변경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삼성은 1군 엔트리에 포함된 포수 모두 교체하거나 부상을 당할 경우 최형우 또는 박석민이 안방 마스크를 쓴다. 이들은 전훈 캠프 때 포수 훈련을 받기도 했다. 류중일 감독은 "포수 자원을 모두 교체했을때 최형우 또는 박석민이 포수로 나설 수 있지만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니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