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참패 후 5승 4패, 미라클 두산 again?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0.22 05: 57

두산 베어스가 변명의 여지 없는 참패를 당했다. 하지만 아직 남은 경기가 있다. 졸전 후 금방 살아난 사례들이 있기에 좌절하기에는 이르다.
두산은 지난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2-16으로 대패했다. 14점차로 진 것은 역대 플레이오프 최다점수차 패배다. 종전 기록은 11점차로, 2009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나왔다. 당시 두산은 SK 와이번스에 3-14로 져 시리즈 전체를 내준 바 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포스트시즌 최다점수차 패배는 막았다. 1996년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현대 유니콘스는 한화 이글스를 15-0으로 완파했다. 이 해에 현대는 플레이오프에 올라 쌍방울 레이더스까지 꺾었으나 한국시리즈에서 해태 타이거즈에 2승 4패로 져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 남긴 NC, 벼랑 끝에 몰린 두산의 관심은 온통 4차전에 쏠려 있다. 선발은 1차전에 나섰던 에릭 해커(NC)와 더스틴 니퍼트(두산)다. 1차전에서는 니퍼트가 압승을 거뒀지만 114개를 던지고 휴식일이 3일밖에 되지 않는 점이 불안요소다. 반면 해커는 66구만 던져 부담이 덜하다. 기세 역시 대승을 거둔 NC가 우위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여러모로 두산으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
하지만 두산으로서도 희망은 있다. 대패 충격에서도 금방 벗어날 수 있음을 정규시즌 경기들을 통해 증명했다. 올해 두산이 정규시즌에 10점차 이상으로 크게 진 것은 총 9차례 있었는데, 그 다음 경기에서 5승 4패로 참패 여파를 비교적 잘 이겨낸 편이었다.
4월 5일 사직 롯데전을 4-16으로 내준 두산은 하루 쉰 뒤 7일 잠실 넥센전에서도 4-17로 졌으나, 하루 뒤인 8일 다시 넥센을 만나서는 9-4로 설욕했다. 넥센의 홈인 목동에서 4월 21일에 다시 0-12로 완패했지만 22일에는 12-9로 되갚았다. 하지만 5월 20일 잠실 삼성전(6-25 패), 26일 마산 NC전(2-13 패), 8월 18일 잠실 삼성전(2-12 패) 뒤에는 모두 지면서 연패에 빠졌다.
긍정적인 것은 9월의 대패 뒤에는 한 번도 빠짐없이 승리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는 점이다. 9월 3일 마산 NC전에서 4-15로 물러선 두산은 다음날 5-2로 NC를 꺾었고, 12일엔 잠실 kt전에서 1-11로 무기력했으나 바로 다음 경기에서 마운드의 힘으로 kt에 4-3 승리를 거뒀다. 30일에 잠실에서 NC에 5-17로 무너진 후 10월 1일에 인천으로 옮겨서는 SK를 2-1로 잡았다. 두산이 4차전에서 바라는 것도 이런 모습이다.
변수는 단 3일만 쉰 선발 니퍼트의 상태다. 1차전에서는 최상의 몸 상태로 타격감이 올라오기 전인 NC 타선을 완벽히 제압했지만, 114구를 던지고 3일만 쉰 뒤 나오는 것이 악재다. 불펜은 총 동원이다. 지면 시즌이 끝나는 경기기 때문에 김태형 감독은 총력전을 예고했다. 마무리인 이현승이 빨리 나와 긴 이닝을 던지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하다.
김 감독은 3차전이 끝난 뒤 "총력전을 해야 하니 (이현승 투입을) 일찍 갈 수 있다. 최대 3이닝까지도 쓸 수 있다. 이현승을 빨리 부를 상황이 생길지도 모른다. 얘기를 해봤는데 본인도 괜찮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경우에 따라 이현승을 먼저 쓰고 다른 투수를 나중에 붙일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현승은 플레이오프 들어 한 번도 던지지 않았고, 4차전에서 승리하면 하루 휴식일도 있어 아직까지 체력적으로는 큰 부담이 없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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