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은퇴하는 동생 희섭, 결정 존중한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0.22 07: 10

"아깝지. 그래도 그게 본인 선택이면 존중을 해 줘야지."
프로야구 선수가 불혹까지 현역생활을 이어가는 건 축복이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실력 그리고 조금의 운까지 따라야만 가능한 일이다. NC 다이노스 맏형 이호준(39)은 2013년 마산에 내려와 올해까지 팀의 간판타자로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올해 역시 타율 2할9푼4리 24홈런 110타점으로 맹타를 뽐냈다.
플레이오프가 한창인 21일, 이호준에게 후배의 은퇴 소식이 들려왔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최희섭(36)이 은퇴를 선언한 것이다. 이호준에게는 광주일고 후배이기도 하다. 여기에 또 다른 광주일고 후배 KIA 타이거즈 투수 서재응(38)까지 기로에 서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KBO 리그에 광주일고는 굵은 족적을 계속해서 남기고 있다. 현재 이호준이 현역생활을 하고 있는 광주일고 출신 선수 중 최고참이다. 이호준은 "작년 야구 대제전 때 (강)정호 아버지가 내게 전화가 와서 '우리 정호가 메이저리그 협상 때문에 못 가게 돼서 미안하다'고 하셨다. 정호 빼고는 광주일고가 싹 다 모였었다"면서 "그때 희섭이, 재응이 전부 왔었다. (최희섭이) 야구 그만 한다니까 좀 그렇다"고 아쉬워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최고 유망주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혔던 최희섭은 2007년 한국으로 돌아와 고향 팀 KIA 유니폼을 입었다. 2009년에는 타율 3할8리 33홈런 100타점으로 팀에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겨 준 주역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2010년 126경기 출전 이후 최희섭은 계속해서 100경기를 넘기지 못했다. 부상이 그의 발목을 계속 잡았고, 결국 통산 타율 2할8푼1리 100홈런 393타점을 남기고 은퇴를 하게 됐다.
이호준은 후배의 은퇴 소식에 "희섭이는 아깝다. 하지만 선택은 희섭이 본인이 하는 것이다. 그렇게 깔끔하게 마무리 짓고싶다면 그것도 본인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기로에 서 있는 후배 서재응에 대해서도 "분명 재응이도 뭔가 자신있는 게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나이가 돼서 몇 천만원 더 벌겠다고 (현역 연장을) 하는 건 절대 아닐거다. 재응이는 더 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그렇다면 이호준 본인은 어떨까. 이호준은 "누가 '야구 이렇게 하면 20년 더 하겠다'고 하지만 난 힘들어 죽겠다"며 특유의 미소를 짓더니 "난 이제 놀고 싶다"는 결론을 내렸다. 말은 그렇게 해도, 이호준은 여전히 NC에서 가장 위력적인 타자 중 한 명이다. 그런 여유있는 모습이 지금까지 야구를 하는 데 원동력이 되고 있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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