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23, 오리온)의 수비에 ‘물탱크’ 트로이 길렌워터(27, LG)도 길을 헤맸다.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는 22일 고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2016 KCC 프로농구 2라운드서 창원 LG를 88-75로 제압했다. 7연승을 달린 오리온은 12승 1패로 단독선두를 유지했다. LG(4승 11패)는 3연승에 실패하며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 오리온에서 뛰었던 길렌워터는 친정팀을 맞아 선전을 다짐했다. 1라운드서 길렌워터는 22점, 8리바운드로 선전했으나 LG는 82-86으로 아쉽게 졌다. 애런 헤인즈는 29점, 13리바운드로 길렌워터를 압도했다. 다시 한 번 고양을 찾은 길렌워터는 복수를 별렀다.

쉽지 않았다. 1라운드에 국가대표 차출로 없었던 이승현이 길렌워터를 가로막고 나섰다. 길렌워터는 122kg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덩치가 무기다. 웬만한 선수는 길렌워터가 한번 쓱 밀면 알아서 길이 뚫린다. 하지만 이승현은 달랐다. 길렌워터의 파워에 정면으로 도전했다.
1쿼터 길렌워터는 골밑에서 포스트업을 시도했다. 이승현은 꿈쩍하지 않고 잘 버텼다. 길렌워터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195cm가 넘는 오리온 포워드들이 도움수비까지 달려왔다. 페인트존에서 밀려난 길렌워터는 외곽슛을 던졌다. 확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전반전까지 길렌워터는 7개의 야투시도 중 3개만 넣었다.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다.
반면 이승현은 내외곽에서 무리하지 않고 득점을 뽑아냈다. 김동욱과 문태종이 주는 공만 잘 받아먹어도 배가 불렀다. 이승현은 전반전 13점을 올렸다.

추일승 감독은 3쿼터 이승현을 탑에 세우는 3-2 매치업존도 구사하는 등 변화무쌍한 수비를 보였다. 길렌워터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이승현은 공격에서도 김종규를 골밑에 데리고 들어가 골밑슛을 올려놨다. 3쿼터에는 하프코트부터 치고 나가 스핀무브 후 레이업슛을 넣었다. 공수에서 흠 잡을 데가 없는 이승현이었다.
이날 이승현은 19점, 4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길렌워터(18점, 14리바운드) 못지 않은 ‘국가대표급’ 활약을 보였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양=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