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외인 에이스 에릭 해커(32)의 가을 악몽이 지독하다.
해커가 포스트시즌 3연패 늪에 빠졌다. 해커는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등판, 5⅓이닝 8피안타 3볼넷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NC의 0-7 영봉패와 함께 해커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만 2패 포함 포스트시즌 3연패를 당했다. 지난 1차전에서 4이닝 6피안타(2피홈런) 4실점보다는 나았지만 두산 더스틴 니퍼트에게 다시 한 번 패했다.
5회까지는 니퍼트와 0의 행진을 이어가며 팽팽한 힘겨루기를 했다. 1회 삼자범퇴 이후에는 매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위기가 끊이지 않았다. 2회 무사 1·2루, 3회 2사 2루, 4회 1사 1·2루, 5회 1사 1루 상황에서 실점을 허락하지 않는 위기관리능력을 자랑했다.

최고 148km 커터와 투심 패스트볼 그리고 너클커브와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버티기' 투구가 이어졌다.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압도적인 투구에 비해 위태로운 투구가 이어졌는데 결국 6회 한 번에 무너졌다. 순식간에 3실점, 경기 흐름이 두산으로 넘어갔다.
선두 민병헌에게 좌익선상 빠지는 2루타를 맞은 뒤 김현수를 볼넷, 양의지를 우중간 안타로 내보내며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홍성흔을 1루 파울플라이로 막고 한숨 돌렸지만 오재원에게 원바운드로 1루수 키를 넘어 우측에 빠지는 2타점 적시타를 맞아 0의 균형이 깨졌다.

계속된 1사 1·3루에서는 고영민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추가점까지 내줬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6회에만 4개의 안타, 볼넷 1개로 3실점했다. 정규시즌에서처럼 해커의 압도적인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두산 타자들은 1차전에 이어 또 다시 해커를 6회 끝나기 전 끌어내렸다.
이로써 해커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을 야구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LG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 3⅓이닝 5피안타(2피홈런) 2볼넷 1사구 5탈삼진 3실점 패전을 시작으로 올해 두산과 플레이오프 1차전 4이닝 4실점에 이날까지, 가을야구 3경기 모두 패전투수로 평균자책점 7.11 부진이다.
올 시즌 해커는 리그 최다 19승과 함께 평균자책점 2위(3.13)에 오른 명실상부한 최고 외인투수였다. 해커가 있었기에 NC의 페넌트레이스 2위와 플레이오프 직행이 가능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힘을 잃었다. NC의 2패 모두 해커 선발등판 경기라는 게 가을 야구가 주는 의외성이다. /waw@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