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터지는 듯 했던 NC 타선이 더스틴 니퍼트(두산)를 맞아 다시 침묵했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중심타선이 침묵한 NC의 기세는 온데간데없이 증발해버렸다.
NC는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상대 선발 니퍼트를 공략하지 못하고 0-7로 졌다. 1차전에 이어 두 번째 영봉패. 내심 4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고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꿈꿨던 NC는 결국 다시 마산으로 내려가게 됐다.
선발 에릭 해커가 6회 무너지기는 했지만 5회까지는 위기를 잘 넘기며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저지하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타선이 침묵하면서 초조하게 코너로 몰릴 수밖에 없었다. 1차전 니퍼트에 3안타 완봉패를 당했던 NC 타선은 이날도 니퍼트를 상대로 단 2안타를 치는 데 그쳤다.

니퍼트의 공이 워낙 좋은 상황이기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철저히 당할 줄은 예상하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니퍼트는 3일 쉬고 등판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었고, NC 타선은 전날 3차전에서 19안타를 몰아치며 플레이오프 역사상 한 경기 최다 득점(16점)을 기록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3차전에서 다시 뭉친 ‘나이테 중심타선’(나성범 테임즈 이호준)은 7안타 3타점 6득점을 합작하며 위용을 과시했다.
그러나 이날은 정반대의 양상이었다. 전체적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어내지 못한 끝에 세 선수는 침묵했다. 나성범은 1회 2루수 직선타로 불길한 기운이 감돌더니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투수 앞 땅볼, 7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우익수 뜬공에 그쳤다. 세 번째 타석에서는 풀카운트 승부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벌였으나 방망이가 부러지는 바람에 타구를 멀리 날려보내지 못했다.
전날 100% 출루의 맹위를 과시한 테임즈도 이날은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2회 첫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3루수 땅볼에 그쳤고 7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호준 또한 2회와 5회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출루에 실패했다. 이후 이호준이 안타 하나, 나성범이 9회 안타 하나를 치긴 했지만 이미 승부의 추는 기운 터라 큰 의미는 없었다.
반면 두산 중심타선은 이날 화끈하게 반격했다. 특히 4번 김현수는 2타수 2안타 2볼넷으로 4번이나 출루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고 부상에서 복귀한 양의지는 4타수 2안타로 뒤를 받쳤다. 2번 허경민, 3번 민병헌도 멀티히트를 치는 등 상위 타선이 고르게 활약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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