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4] 진통제도 없이…양의지 투혼, 두산 깨웠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0.22 22: 03

타선의 힘이 달라졌다. 공수에 걸쳐 승리를 향한 선수단 전체의 의지도 더욱 분명해졌다. 양의지(28)의 복귀가 두산 베어스에 가져다준 연쇄작용은 실로 엄청났다.
양의지는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포수로 선발 출장했다. 지난 2차전에서 파울 타구에 오른발을 맞아 엄지발가락 미세골절 진단이 나왔지만, 3차전에만 결장한 뒤 투혼을 발휘해 4차전 선발 출장 강행 의지를 보였다. 3차전에 앞서서는 훈련도 소화하지 못했지만, 이날은 경기 전 타격훈련에도 임하며 출전하겠다는 뜻을 불태운 끝에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가치를 온몸으로 증명했다.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역시 본인의 뜻을 존중해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님에도 양의지에게 홈 플레이트를 맡겼다. 타순 역시 중심타선의 한 자리인 5번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양의지는 타석에서 4타수 2안타로 투수들을 괴롭히며 팀 공격에 이바지했다.

양의지 앞에 있던 4번 김현수가 자주 출루해준 것은 시너지효과로 나타났다. 두산은 2회말 득점하지는 못했지만 선두 김현수와 양의지가 연속안타를 날려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다. 6회말에는 선취점이자 결승점 포함 3점이 나왔다. 선두 민병헌의 2루타와 김현수의 볼넷 양의지의 우전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든 두산은 1사에 오재원의 2타점 우전 적시타와 고영민의 좌전 적시타를 묶어 3득점했다.
마스크를 썼을 때도 양의지의 능력은 빛을 발했다. 선발 더스틴 니퍼트를 비롯한 투수들을 이끄는 동시에 도루 저지(2회초 이종욱)까지 해냈다. 공수에 걸쳐 안정감을 보인 양의지는 경기 마지막까지 소화하며 팀의 7-0 승리를 마무리했다.
니퍼트와의 호흡 역시 찰떡궁합이었다. 강인권 배터리코치는 지난 21일 양의지와 최재훈의 리드 성향을 비교하며 "의지는 조금 공격적인 스타일이고, 재훈이는 신중한 편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니퍼트는 3일을 쉬고 나왔지만 포심 패스트볼 구위가 완봉승을 거둔 1차전과 다를 바가 없었고, 양의지의 과감한 볼 배합에도 NC 타자들은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구위가 뛰어나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도 먹힌 타구가 나왔고, 기다리면 공이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왔다.
현재 두산 안방을 지키는 두 명의 포수 모두 정상적인 몸 상태는 아니다. 최재훈 역시 3차전에서 낮은 공을 블로킹 시도하다 오른쪽 복숭아뼈를 강타당해 다리를 절뚝였던 바 있다. 하지만 최재훈도 교체 없이 마지막까지 뛰었고, 4차전 선발 포수 양의지도 마찬가지였다.
놀라운 것은 양의지가 진통제도 맞지 않고 경기에 임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부상도 없는 선수처럼 아홉 이닝을 모두 책임졌다. 안방에서부터 시작된 투혼이 두산을 깨우고 있다. /nick@osen.co.kr
[사진] 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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