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4] 드디어 터진 김현수, NC에 ‘핵’ 던졌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0.22 22: 03

스스로를 핵으로 지칭하며 “우리 팀에서는 터지지 않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던 김현수(27, 두산)가 자신의 진가를 과시했다. 3차전까지 이어졌던 부진을 일거에 만회한 김현수가 5차전에서도 마산을 폭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김현수는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4번 좌익수로 출전, 3타수 2안타 2볼넷 1득점 1타점을 기록하는 만점 활약으로 모처럼 활짝 웃었다. 첫 4번의 타석에서 모두 출루하며 팀 공격의 첨병 임무를 완벽하게 했고 7회에는 스스로 해결사 몫까지 하며 팀의 핵심 선수임을 유감없이 증명했다.
사실 이날 전까지의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던 김현수였다. 김현수는 NC와의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타율이 9푼1리(11타수 1안타)까지 떨어져 있었다. 1차전 첫 타석에서 안타로 타점을 신고한 이후로 나머지 10번의 타석에서 안타를 하나도 신고하지 못했다. 볼넷을 2개 골라내기는 했지만 4번 타자라는 임무를 생각하면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었다.

스스로도 이를 잘 알고 있었던 김현수는 남몰래 이를 악물었다는 것이 주위 관계자들의 전언. 그리고 김현수는 더 이상 주저앉아 있지 않았다. 팀이 벼랑 끝에 몰린 4차전에서 출루 행진을 이어갔다. 첫 타석부터 감이 좋았다. 2회 선두타자로 나서 해커의 7구째 높은 빠른 공을 가볍게 받아쳐 중전안타를 만들어냈다. 이미 6구째 공에서 파울을 친 김현수는 비슷한 코스로 다시 들어오자 이를 놓치지 않았다.
4회 첫 타석에서는 해커의 제구가 흔들리자 무리하지 않고 볼넷을 골랐다. 3B-1S에서 욕심을 낼 수도 있었지만 최대한 팀을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6회 무사 1루 상황에서 맞이한 세 번째 타석에서는 사실상의 고의사구를 골랐다. 민병헌이 2루타를 치고 나가자 해커는 김현수를 피해 1루를 채웠다. 1루를 채우는 전략이야 흔히 있는 일이지만 김현수가 그만큼 까다로웠다는 이야기도 됐다. 결국 이는 두산의 6회 3득점으로 이어졌다.
3-0으로 앞선 7회에는 결정적인 쐐기타를 날렸다. 선두 허경민이 2루타를 치고 나간 상황에서 후속타자 민병헌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 흐름이 한 번 꺾인 상황. 여기서 NC는 좌완 임정호를 내 김현수를 잡으려 했다. 그러나 김현수는 이런 NC 벤치의 전략을 무너뜨리며 좌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로 이전 폭투 상황에서 3루에 간 허경민을 여유있게 불러 들였다.
포스트시즌 들어 호수비를 이어가며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몸놀림을 뽐냈던 김현수였다. 오직 방망이의 감이 문제였는데 4차전을 통해 막힌 혈을 뚫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날 7-0 승리에서 증명되듯 김현수의 기세는 곧 두산의 기세다. 5차전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skullboy@osen.co.kr
[사진] 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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