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플레이오프가 몇 차전까지 갈 것 같은지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NC 김경문 감독은 대표참석자 중에서 유일하게 다섯 손가락을 폈다. 그 이유로 김 감독은 "항상 5차전 마지막까지 길게 본다"고 답했다.
누구보다 신중한 김 감독의 예상은 역시 틀리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시리즈가 결국 최종 5차전까지 간다.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두산이 NC에 7-0으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2승2패로 원점이 됐다. 두 팀은 24일 마산구장에서 최종 5차전을 갖는다.
1차전은 두산이 더스틴 니퍼트의 완봉승을 앞세워 기선제압했다. 2차전에서 8회초 오재원이 선제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기세를 높였지만, NC가 8회말 절묘한 페이크번트&슬래시와 함께 스퀴즈 작전이 대성공한 뒤 재크 스튜어트의 완투승으로 2-1 역전승하며 1승1패가 됐다.

여세를 몰아 NC는 3차전에서 장단 19안타를 폭발하며 16-2 대승을 거두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뒀다. 2차전에서 역전승을 계기로 분위기를 타며 4차전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두산은 역시 저력이 있었다. 3일 쉬고 올라온 니퍼트가 7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NC도 1차전에서 66개만 던지고 내려간 에이스 에릭 해커가 3일 휴식을 갖고 나왔으나 6회에만 집중 4안타를 맞고 3실점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1차전 투구수와 휴식 일을 볼 때 니퍼트보다 해커에게 유리한 승부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괴력의 니퍼트는 상상 그 이상의 힘을 보여줬다.
이제 양 팀 모두 23일 하루를 쉬고 24일 마지막 5차전에서 내일이 없는 승부를 한다. NC와 두산이 혈전을 벌인 사이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페넌트레이스 1위팀 삼성도 한숨을 돌리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불법도박 파문으로 최상의 전력을 갖추기 어려운 삼성으로서는 NC든 두산이든 최대한 힘을 빼고 올라오길 바란다. 5차전은 그래서 더 반갑다.
5차전에서 NC는 스튜어트, 두산은 장원준이 선발로 나설 차례다. 에이스 투수들을 소모할 대로 소모했기에 한국시리즈에서는 핸디캡을 안고 시작해야 한다. 그렇다고 1승만 남은 한국시리즈를 눈앞에서 포기할 수 없다. 최종 5차전, 과연 마지막에 웃는 팀은 어디일까. /waw@osen.co.kr
[사진] 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