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LA 다저스의 지휘봉을 잡아 우리에게도 친숙했던 돈 매팅리(54) 감독이 팀을 떠난다. 다저스의 2년 연속 ‘새판짜기’가 불가피해진 가운데 류현진(28, LA 다저스)에 미칠 영향이 있을지도 관심사다.
미 언론들은 22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와 돈 매팅리 감독이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다저스 구단도 23일 공식 발표를 통해 매팅리 감독과의 결별을 인정했다. 다저스는 당초 2016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는 매팅리 감독과 향후 구상에 대한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 구상의 틀을 놓고 양측의 이견이 있었으며 결국 갈라서는 쪽을 선택했다.
연장 계약 제시에서 볼 수 있듯이 다저스는 적어도 2~3년 정도는 매팅리 체제의 유지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매팅리 감독이 이를 거부함에 따라 다저스는 새 감독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가뜩이나 잭 그레인키의 거취, 그리고 몇몇 고액 연봉자들의 정리,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팀 체질 개선 방안에 머리가 아픈 다저스로서는 정말 골치 아픈 문제가 하나 더 생긴 셈이 됐다.

류현진에 줄 영향도 관심사다. 류현진은 2013년 다저스에 입단해 2013년과 2014년 각각 14승씩을 거두는 등 총 28승을 기록하며 다저스의 3선발로 자리를 굳혔다. 물론 류현진 스스로가 충분한 자격을 보여준 것도 있지만 매팅리 감독의 신뢰도 좋은 자양분이 된 것은 분명하다.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의 일정, 휴식, 몸 상태 관리에 대해 배려를 잘 해준 지도자로 평가된다. 또한 조금 부진할 때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보여줬다. 심리적으로 커다란 도움이 될 법한 지지자였다.
미국은 한국과는 달리 감독의 눈이 선수의 입지에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선수와 감독의 사이가 좋지 않아 겉으로 표현되는 경우도 많지 않다. 오히려 스타 선수들이 감독보다 더 큰 입김을 불어넣는 경우도 있다. ‘단장의 야구’로 불리는 메이저리그(MLB)의 생리가 그대로 녹아 있다. 또한 새 감독이 선임되지 않은 상황에서 득실을 이야기하기도 이른 시점이다. 오히려 새 감독이 류현진의 더 큰 지원자가 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결국 류현진의 몸 상태, 그리고 구위 회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어깨 관절 와순 증상으로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올 시즌을 모두 날렸으며 지금도 재활 중이다. 내년 스프링캠프 복귀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경과는 괜찮다. 다만 부상 부위가 투수에게 치명적인 어깨라는 점은 걸린다. 현지에서도 류현진이 정상적으로 돌아올지에 대한 확신은 하지 못하고 있다.
류현진이 2013년이나 2014년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감독이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에서 그런 확신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는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 다저스는 옵트아웃(잔여 연봉을 포기하고 FA 자격을 취득) 선언이 매우 유력한 잭 그레인키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설사 그레인키가 잔류하더라도 선발진 보강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팀이며, 그레인키가 떠난다면 대대적인 수술이 이뤄질 수도 있다.
여기에 훌리오 유리아스를 중심으로 한 투수 유망주도 꽤 많은 편이다. 감독 교체가 뒤숭숭한 분위기, 변화의 분위기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도 류현진의 2016년은 매우 중요할 수 있다. 2016년 성적이 그 후 입지를 결정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