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에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돈 매팅리 LA 다저스 감독이 팀을 떠난다. 부임 후 이제 막 첫 시즌을 끝낸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부문 사장에게도 첫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LA 다저스 구단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매팅리 감독과의 계약을 상호 해지했다”라며 22일 있었던 언론 보도를 공식적으로 시인했다. 2011년부터 다저스를 맡은 매팅리 감독은 당초 2016년까지 되어 있었던 계약 기간을 채우지 않은 채 다저스 유니폼을 벗게 됐다. 매팅리 감독이야 마이애미 등 몇몇 팀들과 연계되고 있어 실업 신세를 벗어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문제는 다저스다.
매팅리 감독은 정규시즌 446승363패(승률 .551)라는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팀을 3년 연속 지구 우승으로 이끌었다. 비록 세 번의 포스트시즌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챔피언십시리즈 탈락 1회, 디비전시리즈 탈락 2회)을 냈지만 개성이 강한 ‘스타 군단’ 다저스를 뭉치게 하는 리더십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 선수들은 매팅리 감독에 대한 큰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매팅리 감독은 장기적인 불확실성을 들어 정들었던 직장과의 작별을 선택했다.

현역 시절 뉴욕 양키스의 스타 플레이어였던 매팅리 감독은 ‘윗선’이 좋아할 만한 감독으로 정평이 나 있다. 실제 다저스 수뇌부 또한 매팅리 감독에 대해 우호적인 평가를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앤드류 프리드먼 야구부문 사장과의 관계도 나쁜 것이 드러난 적은 없다. 그러나 연장 계약의 ‘기간’과 팀 내 입지가 쟁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임기 보장이 필요했던 매팅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는 추측이 가장 신빙성 있게 돌고 있다.
이로써 다저스는 새 감독을 찾아야 할 처지가 됐다. 이에 프리드먼 사장의 ‘능력’이 첫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탬파베이 시절 뛰어난 수완을 발휘한 프리드먼 사장은 올 시즌을 앞두고 동종 업계 최고급 대우를 받으며 다저스에 입성했다. 개혁적인 성향으로 팀을 개조하기 시작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첫 시즌 목표였던 월드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다. 여기에 프리드먼 사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몇몇 트레이드 또한 성적표에서 그리 큰 호평을 받지는 못했다.
이에 미 언론에서는 “매팅리의 잘못도 있지만, 프리드먼의 잘못이 더 크다. 프리드먼은 지금 자신의 직장이 (작은 규모의 팀인) 탬파베이가 아닌 MLB 연봉 1위 팀 LA 다저스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던 상황이었다. 매팅리의 우군도 적지 않았던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매팅리는 프리드먼이 내민 사실상 마지막 손길을 거절했다. 스타일이 상당 부분 다른 두 인물이 결국 1년 만에 그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갈라졌다는 쪽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때문에 지난해 겨울보다 더 고난이도의 숙제를 풀어야 할 상황이 됐다. 올 시즌에는 감독을 일찌감치 재신임했다. 고액 연봉자를 처분해야 할 당위성도 가지고 있었다. 야심차게 트레이드를 추진해도 대부분은 “지켜보자”라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감독을 새롭게 선임해야 하며, 코칭스태프 구성에도 상당 부분 손을 대야 한다. 이 문제부터 풀어야 겨울이적시장 구상도 가능해진다.
여기에 꼬일 대로 꼬여 있는 팀 연봉 구조는 계속 고쳐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프리드먼 단장의 몇몇 트레이드에도 불구하고 다저스는 여전히 팀 연봉 1위를 지키고 있다. 4~5년 뒤의 유동성을 감안한 연봉 비워내기 탓에 당장의 부담도 크다. 성적과 팀 연봉 구조의 개편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을 기대받고 있는 프리드먼 단장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여기에 트레이드 시장에서도 지난해와 같은 무조건적인 지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프리드먼이 어떤 ‘승부수’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