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는 결국 5차전 최종전에서 승자가 가려진다. ‘원정 도박 스캔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삼성으로서는 한가닥 위안이 될 만하다. 5차전 후유증이 삼성의 통합 5연패 도전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두산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7-0으로 이기고 승부를 5차전으로 몰고 갔다. 4차전에서 플레이오프를 끝내고 일찌감치 대구로 향하려던 NC의 전략에는 제동이 걸렸다. 이제 24일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5차전의 승자가 26일부터 삼성과 한국시리즈를 벌인다.
승부가 5차전까지 가면서 두 팀은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2차전에 선발로 나서 잘 던졌던 재크 스튜어트(NC)와 장원준(두산)이 선발 맞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불펜 총력전도 이어질 전망이다. 어찌됐건 양쪽 모두 편하게 이기기는 쉽지 않아 보이는 경기다. 그만큼 진을 빼야 할 것이 확실하다. 대구에서 기다리고 있는 삼성으로서는 해가 될 것이 없어 보인다.

순위가 말해주듯 삼성은 정규시즌 최고의 팀이었다. 전력이 탄탄하고 부상자들이 시리즈에 맞춰 돌아와 통합 5연패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대형 악재가 터졌다. 원정 도박을 한 것으로 알려진 주축 선수 3명이 수사 선상에 올랐다. 결국 삼성은 이미지와 팀 운영의 부담을 생각해 이 세 명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아직 구체적인 명단이 나오지 않았지만 주축 투수 세 명으로 알려졌다.
삼성으로서는 마운드 운영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가 5차전까지 감에 따라 초반 기세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만약 4차전에서 끝났다면 에이스들과 1차전에서 맞부딪힐 판이었다. NC는 스튜어트는 물론 해커도 4일 휴식 후 등판이 가능했고 두산은 장원준 혹은 삼성 킬러이자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더스틴 니퍼트 가 삼성 앞에 나설 공산이 컸다.
그러나 1차전은 3선발급 선수들이 나서게 된다. 1차전의 중요성은 단기전에서 생각보다 크다. 여기에 니퍼트나 스튜어트의 경우는 1·5차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이 2·6차전으로 미뤄질 수 있고 2선발급 선수들은 상황에 따라 한 명만 상대해도 될 수 있다.
4차전에서 끝났다면 NC는 불펜도 3일을 푹 쉰 채 한국시리즈를 대비할 수 있었다. 그러나 5차전 상황에 따라 필승조가 모두 투입될 것으로 점쳐진다. 3일 휴식과 하루 휴식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올라온 두산 불펜도 마찬가지다. 마운드 전력이 약해진 삼성으로서는 상대적으로 전력이 온전한 방망이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인데 유리한 조건이 될 수 있다.
실제 최근 흐름에서 플레이오프를 꽉 채워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팀은 1위 팀을 넘지 못했다. 플레이오프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연속 최종전에서 승부가 갈렸는데 이 승자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가서는 모두 패했다. 또한 2009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6차전 이내에서 정규시즌 우승팀의 통합 우승이 결정됐다. 우울한 삼성이 오래간만에 옅은 미소를 지을 수 있었던 4차전 결과였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