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타선이 종잡을 수 없다. 터질 때에는 걷잡을 수 없이 폭발하는데 막힐 때에는 끝없는 침묵이 이어진다.
NC는 지난 21~22일 두산과 2015 플레이오프 잠실 3~4차전에서 냉온탕을 오갔다. 3차전에서는 장단 19안타 폭죽쇼를 펼치며 16득점을 폭발했다. 플레이오프 역대 최다 팀 득점을 올리는 화력을 자랑했으나 이튿날 4차전에는 더스틴 니퍼트에게 막혀 5안타 영봉패를 당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오래된 격언처럼 투수력이 중요한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에서는 타선이 오르내림을 타기 마련이다. 니퍼트처럼 150km 이상 강속구를 칼날 제구로 던지는 투수를 공략하기란 어느 팀이나 어려울 것이다. 김경문 감독 역시 "우리 타자들이 못쳤지만 니퍼트가 잘 던졌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NC 타선의 경우 유독 기복이 심한 편이다. 에릭 테임즈를 중심으로 몰아치기에 능하지만 안 풀릴 때에는 대책없이 막힌다. 니퍼트가 나오지 않은 2차전에서도 NC는 2-1 역전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7회까지 두산 선발 장원준에게 막혀 무득점으로 끌려다녔다. 3차전을 빼면 3경기 2득점으로 침묵했다.
정규시즌에 NC는 두 자릿수 이상 득점이 22경기로 삼성·넥센(28경기)에 이어 3번째 많았다. 반대로 2득점 이하 경기도 30경기로 6번째 많은 팀이었다. 한 번 꼬이면 쉽게 풀지 못하는 스타일이었다. NC를 두고 "도깨비 같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
이 같은 NC 타선의 기복은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야기했다. 4월에만 6연승과 5연패가 한 차례씩 있었고, 6월에는 4연패-5연승-4연패-4연승으로 오르내림이 극심했다. 7월말 5연패 뒤에는 8월초 7연승으로 반등했다. 그때마다 NC 타선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차갑게 식기를 반복했다.
가을야구에서도 NC 타선은 두 얼굴의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투수력이 중요한 포스트시즌이지만 점수를 내지 못하면 이길 수 없는 게 야구다. 김경문 감독도 점수 짜내기를 위해 희생번트 지시를 마다하지 않지만 타자의 출루가 막히면 어떻게 풀어갈 도리가 없다. 4차전 영봉패가 그랬다.
김경문 감독은 "타자들이 아쉬웠던 부분이 많았다. 5차전에서는 잘하겠다"고 말했다. 시리즈 전체로 보면 김종호(.182) 나성범(.214) 이호준(.214) 이종욱(.214) 부진의 눈에 띈다. 더 이상 물러설 데 없는 마지막 5차전 승부. 과연 NC 타선은 냉탕일지 온탕일지 그 결과가 궁금해진다. /waw@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