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5] 외인 마운드 지배, 5차전도 데자뷰?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10.24 05: 59

포스트시즌 마운드를 외인 투수들이 지배하고 있다. 플레이오프 5차전에선 토종 선발 장원준(두산)가 외인 투수 재크 스튜어트(NC)의 재대결이 성사되면서 외인 강세가 지속될지 관심을 모은다.
KBO 리그에선 외국인 투수들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각 팀의 1,2선발은 거의 외국인 투수로 구성돼있다. 정규 시즌보다 매 경기가 더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도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시리즈를 좌우한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더욱 그렇다. 4차전을 치르면서 토종 선발 손민한, 유희관이 맞붙었던 3차전을 제외하고 모두 외국인 투수들이 선발승을 가져갔다.
정규 시즌에서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등판하지 못했던 니퍼트는 포스트시즌과 함께 에이스 위용을 되찾았다. 지난 10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 플레이오프 1차전에 등판해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선승을 도왔다. 두산은 선발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연장 끝내기 승리를 완성할 수 있었다. 넥센은 2패로 몰린 3차전에서 앤디 밴헤켄이 선발 등판해 7⅔이닝 2실점으로 쾌투를 펼치며 벼랑 끝에서 탈출하기도 했다.

플레이오프에선 외인 강세가 더욱 돋보인다. 경기 내용을 보면 그야말로 괴물 투수들의 활약이다. 니퍼트는 1차전에서 9이닝 동안 114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 완봉승을 거뒀다. 니퍼트가 허용한 안타는 단 3개에 불과했다. 니퍼트가 9이닝을 책임져주면서 준 플레이오프 4경기를 치르고 온 마운드의 피로도도 최소화했다. 리그 최다승(19승) 투수 에릭 해커의 4이닝 4실점은 다소 아쉬운 대목이었다.
하지만 에이스 해커의 아쉬움을 스튜어트가 제대로 덜어줬다. 깜짝 활약은 아니었다. 스튜어트는 이미 후반기 14경기서 7승 1패 평균자책점 2.19로 대활약했다. 시즌 중반에 합류하면서 각종 순위권에 들진 못했지만 후반기 활약만 놓고 보면 리그 최정상급이다. 그리고 포스트시즌 첫 경기 등판(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장원준(7이닝 무실점)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 끝에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기록했다. 피홈런 1개가 아쉬웠을 뿐, 완벽에 가까운 피칭이었다.
3차전 맞대결에선 베테랑 손민한(5이닝 2실점)이 포스트시즌 최고령 승리투수(만 40세 9개월 19일)가 됐다. 외인 투수만큼은 아니었지만 관록투로 두산을 위기에 몰았다. 그러나 두산 에이스 니퍼트의 괴력투가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1차전 114구를 던졌고, 3일 휴식 후 등판. 패하면 탈락하는 4차전 선발의 중책을 맡았지만 구위는 변함없었다. 1회부터 공격적인 피칭으로 7이닝(투구수 86개) 무실점으로 2연속 선발승을 따냈다. 무엇보다 팀을 위기에서 구한 귀중한 승리였다.
거의 매 경기 외국인 투수들의 위력적인 피칭이 가을 야구를 돋보이게 하고 있다. 이제 마산에서 펼쳐지는 플레이오프 5차전에선 장원준-스튜어트가 재대결을 펼친다. 장원준도 2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스튜어트의 9이닝 1실점 피칭이 더 강했다. 게다가 스튜어트는 정규 시즌 마산 10경기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11로 극강의 모습을 보였다.
두산으로선 선발 싸움에서 밀려서는 안 되는 부담스러운 경기다. 반대로 NC는 스튜어트의 괴력투에 다시 한 번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 5차전에서도 외국인 투수의 마운드 지배가 지속될지 관심이 모인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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