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5] '부상투혼' 양의지, 두산 가을 DNA 일깨웠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10.24 17: 39

두산 베어스 주전 포수 양의지가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그야말로 무한 존재감을 발휘한 플레이오프였다.
두산은 24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경기 막판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6-4로 승리했다. 이로써 두산은 3승 2패로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양의지의 부상 투혼이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2타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그리 쉽지 않았다. 4차전까지 2승 2패의 팽팽한 분위기 싸움이 전개됐다. 두산은 1차전서 더스틴 니퍼트의 9이닝 무실점 완봉승을 앞세워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2차전 재크 스튜어트(9이닝 1실점)에게 1-2로 패배했다. 패배보다 더 뼈아팠던 건 주전 포수 양의지의 부상이었다. 양의지는 파울 타구에 오른 발가락 쪽을 맞으며 경기 도중 교체됐다.

검진 결과 엄지발가락 미세골절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수 양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양의지이기에 두산으로선 최대 위기였다. 그리고 잠실로 옮겨 펼쳐진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2-16으로 대패했다. 수비는 물론이고 공격에서 양의지가 빠진 중심 타선은 힘을 쓰지 못했다. 두산 타자 중에서 정수빈이 2안타, 최재훈이 1안타를 기록했을 뿐이었다.
양의지는 계속해서 강력히 출전 의사를 표했다. 진통제를 맞고 라도 뛰겠다는 것. 김태형 감독은 3차전에서 양의지를 아예 출전시키지 않았지만 벼랑 끝에 몰린 4차전에서 다시 5번 포수로 선발 출장시켰다. 양의지는 진통제를 먹고 게임에 나섰고 공격적인 리드로 팀의 7-0 승리를 이끌었다. 공격에서도 4타수 2안타 1득점의 활약. 필요할 때마다 안타로 공격의 흐름을 이어줬다.
두산은 마지막 운명의 5차전에서도 4차전과 똑같은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팀 타선이 상승세에 있었기 때문에 굳이 바꿀 이유가 없었다. 양의지 역시 5번 포수로 선발 출전했고 0-1로 뒤진 2회초 1사 후 첫 타석에서 재크 스튜어트에게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이후 홍성흔의 타석에선 4구째에 과감히 2루 도루까지 시도했다. 정확한 송구로 아웃됐지만 반전의 주루 플레이였다.
두산은 1회와 2회 각각 1실점하며 0-2로 끌려갔다. 2회초에는 1사 3루, 2사 2,3루 절호의 찬스를 잡고도 득점에 실패했다. 불길한 예감이 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3회초 2사 후 양의지가 스튜어트의 3구째 컷 패스트볼(145km)을 정확히 받아쳐 중월 솔로포(비거리 120m)를 쏘아 올렸다. 침묵의 두산 타선을 일깨우는 한 방이었다.
5회초 김재호, 정수빈의 연속 2루타로 2-2 동점을 만든 두산은 이후 무사 만루의 최대 찬스를 맞이했다. 여기서 4번 김현수가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2타점 2루타를 날리면서 단숨에 4-2로 리드했다. 이어 양의지가 무사 2,3루서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치며 1점을 더 달아났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선 오재일이 2루 땅볼을 쳐 6득점째. 두산은 5,6회 각각 1실점으로 4-6까지 쫓겼으나 마무리 이현승을 7회 조기 투입하며 끝내 승리를 지켰다.
양의지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공격적인 리드로 투수들을 이끌었고 5차전에선 추격의 솔로포 포함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의 기록. 플레이오프 5경기서 타율 3할8리(13타수 4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중요한 순간마다 5번 타순에서 제 몫을 다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krsumin@osen.co.kr
[사진] 창원=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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