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이상 질주' 2015년 NC의 수확과 과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10.25 05: 59

NC의 2015시즌이 기대이상의 성과에도 미완으로 끝마쳤다.
NC는 지난 24일 두산과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4-6으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무릎을 꿇었다. 페넌트레이스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으나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을 남겨 놓고 마지막 고비를 못 넘겼다. 비록 2년 가을야구 업셋 희생양이 됐지만 NC의 2015시즌은 분명 기대이상이었다. 그 속에서 수확과 과제를 모두 발견했다.
▲ 예상을 뒤엎은 반전

올 시즌을 앞두고 NC를 보는 시선에는 기대보다 불안이 더욱 컸다. 외국인 +1명 신생팀 혜택이 사라졌고, 원종현이 대장암 투병으로 이탈했다. 권희동·이상호처럼 쏠쏠한 백업 멤버들도 군입대했다. 반면 뚜렷한 전력 보강이 이뤄지지 않아 시즌 전 중하위권 평가도 무리는 아니었다. 실제로 4월까지 NC는 9위로 처지며 힘겨운 시즌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5월부터 반전을 쓰기 시작했다. 5월에만 20승4패1무로 역대 월간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우면서 단숨에 선두권으로 진입했다. 그 이후 연패도 몇 차례 있었지만 더 긴 연승을 질주했다. 한 번 분위기를 타면 무섭게 몰아쳤다. 시즌 막판 1위 삼성을 마지막 1경기를 남겨놓을 때까지 위협, 지난해보다 3위보다 한 계단 오른 2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쳤다.
KBO 역대 최초로 베스트 멤버 9명이 규정타석을 채우며 주축 선수들이 꾸준하게 큰 부상 없이 제 몫을 했다. 테임즈는 사상 첫 40홈런-40도루 고지를 점하며 타격 4관왕을 차지했고, 해커도 다승·승률 1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손민한의 최고령 10승, 이호준의 통산 300홈런, 임창민의 구단 첫 30세이브, 김태군의 포수 144전경기 출장 등 개인 기록도 풍성했다.
 
▲ 무명 발굴과 팀컬러 확립
올 시즌 NC의 가장 큰 수확이라면 새로운 선수들을 다시 또 발굴하고 키운 것이다. 선발 이태양이 첫 10승을 올렸고, 최금강은 리그 최고 수준의 우완 계투로 성장했다. 임정호도 왼손 원포인트로 확실하게 존재를 각인시켰다. 무명의 셋업맨이었던 임창민은 특급 마무리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까지 존재감이 미미했던 선수들이지만 NC가 2년 연속 팀 평균자책점 1위(4.26)를 차지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했다. 케이스는 다르지만 최고참 손민한을 선발로 재기시킨 것도 성공적이었다.
NC 특유의 호쾌하고 견고한 팀컬러도 확립했다. 특히 204개의 팀 도루로 이 부문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 박민우·김종호·나성범·테임즈·이종욱 등이 거침없이 달렸다. 시프트보다 정상 위치와 기본기를 앞세워 리그 최소실책(83개)의 빈틈없는 수비력을 자랑했다. 새얼굴들로 틀이 잡힌 불펜도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는 76승3패로 리그 1위(.962)의 승률을 기록했다.
현장의 육성과 안목에 프런트의 든든한 지원도 빛을 봤다. 시즌 전부터 이례적으로 1~2군 통합 미국 스프링캠프를 치르며 조직력과 단결력을 높였다. 외국인선수 스카우트도 대박을 쳤는데 테임즈·해커뿐만 아니라 시즌 중 데려온 재크 스튜어트도 최고 수준의 투구를 펼쳤다. 100만 달러 투수 찰리 쉬렉을 과감하게 퇴출하는 프런트의 결단력과 발 빠른 조치가 있었기에 반전이 가능했다. 사실상 홀로 안방을 지킨 김태군의 백업으로 용덕한을 트레이드 영입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 야수 고령화와 큰 경기 징크스
물론 과제도 분명하게 발견한 시즌이었다. 투수 쪽에서는 새얼굴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지만 야수 쪽은 고령화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 불혹의 지명타자 이호준이 건재를 과시했지만 공수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할 이종욱·손시헌의 성적이 하락세였다. 9명의 선발 라인업 중 30대가 5명으로 절반 이상이었다. 백업 김성욱·최재원·김준완 등 젊은 피들이 성장세를 보였는데 이들이 얼마나 견제세력으로 성장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2년 연속 하위팀에게 덜미를 잡히며 큰 경기 징크스까지 생겼다. 지난해는 창단 첫 포스트시즌이라는 이유가 있었지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올해 가을야구의 패배는 속을 쓰리게 한다. 믿었던 에이스 해커가 두 번이나 패했고, 주축 타자들의 방망이가 터지지 않았다. 이태양·이재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했고, 변화보다 뚝심으로 밀어붙인 게 한 번은 통해도 두 번은 안 통했다. 5차전 스튜어트 고집과 시리즈 내내 부진했던 이종욱이 그 케이스였다.
김경문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마친 뒤 "페넌트레이스에서 너무 잘해줬다. 포스트시즌 결과로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아쉬운 부분을 채워서 내년에는 강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시즌 전 중하위권 평가를 보기 좋게 비웃은 NC의 대반전, 미완으로 남겨둔 목표가 2016년을 향한다. /waw@osen.co.kr
[사진] 창원=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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