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18.2%의 확률을 딛고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두산은 지난 24일 NC와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6-4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따냈다. 페넌트레이스 3위로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두산이지만 가을야구의 강자답게 저력을 발휘했다. NC와 플레이오프에도 1승2패로 수세에 몰렸지만, 마지막 4~5차전을 잡고 역전 드라마를 썼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당장 25일 하루를 쉬고 26일부터 삼성과 7전4선승제 한국시리즈에 돌입한다. 이미 포스트시즌을 무려 9경기나 치렀고, 플레이오프가 최종 5차전까지 치러졌다는 점에서 체력 부담이 상당하다. 두산이 극복해야 할 핸디캡이다.

그래서 역대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에서 최종 5차전까지 치렀던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한 것도 손에 꼽힌다. 플레이오프 5차전 혈투를 치른 팀은 모두 11차례 있었는데 그 중 우승을 한 케이스는 두 번밖에 없다. 우승 확률로 치면 18.2%에 불과하다.
1987년 해태가 플레이오프에서 난적 OB를 3승2패로 꺾고 한국시리즈에 올라간 뒤 삼성을 4전 전승으로 제압한 게 최초였다. 이어 1992년 롯데도 플레이오프에서 롯데를 3승2패로 힘겹게 꺾고, 한국시리즈에서 빙그레에 4승1패로 누르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러나 그 이후로 플레이오프 5차전 승부를 벌인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케이스는 전무하다. 1993년 LG를 5차전에서 떨어뜨린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해태에 1승4패1무로 무릎을 꿇었다. 1996년 현대도 2연패 후 3연승으로 쌍방울에 역스윕했으나 한국시리즈에서 해태에 2승4패로 패퇴. 1997년 LG 역시 삼성을 3슬2패로 꺾고 올라가 해태에 1승4패로 완패했다.
2000년대에도 달라진 건 없었다. 2002년 LG가 KIA를 3승2패로 이긴 뒤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으나 2승4패로 준우승에 만족했다. 2009년 SK도 2연패 후 3연승으로 두산을 꺾고 한국시리즈에 올랐으나 KIA와 최종 7차전 대혈전 끝에 끝내기 패배로 졌다. 2010년 삼성은 두산과 플레이오프 5경기 모두 1점차 혈전을 벌이며 모든 힘을 쏟았고, SK와 한국시리즈에서 4전 전패 무기력한 대패를 당해야 했다.
가장 최근이었던 2011~2012년 SK는 2년 연속 롯데를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 끝에 이기고 한국시리즈에 올라갔지만 삼성에 각각 1승4패·2승4패로 패퇴했다. 5차전까지 치르며 선수들의 체력이 크게 소진됐는데 특히 투수력의 힘이 떨어졌다. 두산 역시 더스틴 니퍼트와 이현승이 적잖은 공을 던진 상태다.
하지만 두산에는 희망적인 요소가 있다. 삼성이 불법원정도박 혐의로 주축 투수들이 한국시리즈에서 빠지게 돼 전력에 있어 타격이 크다. 두산의 체력적인 열세보다 더 큰 치명상. 팀 분위기는 포스트시즌을 거듭 할수록 뜨거운 두산이 낫다는 점에서 18.2% 확률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waw@osen.co.kr

[사진] 창원=최규한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