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즐기는' 두산, 우승 단골 삼성 5연패 저지할까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10.25 05: 59

승부를 즐기고 있는 두산 베어스가 이번에는 삼성 라이온즈를 넘어설 수 있을까.
두산은 24일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6-4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제는 정규 시즌 1위 삼성만 넘으면 지난 2001년 이후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두산은 지난 2013시즌 가장 한국시리즈 우승에 근접했지만 끝내 삼성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후 2년 만에 다시 삼성과 정상을 놓고 다툰다.
두산은 전신이었던 OB 베어스를 포함해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 5번째 맞붙게 됐다. 1982년 삼성을 상대로 4승 1무 1패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고 2001년에도 삼성을 만나 4승 2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후 삼성의 벽은 높았다. 2005년 삼성에 4연패를 당하며 초라한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가장 최근이었던 2013시즌에는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삼성의 뒷심에 무너졌다.

당시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두산은 준 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플레이오프에서 LG를 차례로 격파하며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왔다. 지칠 법도 했지만 오히려 상승세를 몰아 대구에서 7-2, 5-1로 승리하며 먼저 2연승을 달렸다. 잠실로 장소를 옮겨 치러진 3차전에서 2-3으로 패했지만 4차전에서 2-1로 이기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1승만을 남겼다. 반면 삼성은 남은 3경기를 모두 잡아야만 우승할 수 있는 상황. 유리한 고지를 점한 두산이었으나 내리 3연패를 당하면서 결국 7차전 대구에서 삼성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두산은 준 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플레이오프에서 NC를 차례로 무너뜨렸다. 특히 위기순간 마다 저력을 발휘하며 무너지지 않았다.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섰던 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선 2-9로 뒤진 경기를 11-9로 뒤집으며 기적을 연출했다. 자칫하면 두산이 위기에 몰릴 수도 있었으나 극적인 역전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NC를 상대로도 기죽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0 완봉승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NC가 2,3차전에서 2-1, 16-2로 승리하며 분위기를 가져갔다. 두산은 3차전에서 완패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더스틴 니퍼트를 앞세워 7-0의 영봉승. 대패 이후에도 절대 흔들림이 없었다. 5차전에서도 먼저 2실점하고도 경기를 뒤집으며 6-4의 승리.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따냈다.
부상 투혼으로 팀 승리를 이끈 포수 양의지는 두산의 선전 이유 중 하나로 ‘즐기는 야구’를 꼽았다.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보단 매 경기를 즐기겠다는 게 양의지의 설명. 그는 “예전 삼성과의 대결을 생각하면 선수들이 모두 즐기지 못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양의지는 “끝날 때까지 ‘이겨야된다’는 생각보다 ‘즐기자’는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 ‘마지막 1경기를 무조건 이겨야지’ 라는 생각을 해서 결과가 잘 안 나왔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결국 3승 1패에서 남은 1승만 생각하다보니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반면 한국시리즈 경험이 많은 삼성은 차근차근히 1승씩을 쌓았고, 끝내 역전 우승을 일궈낼 수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 두산의 분위기는 이전과 다르다. 양의지는 “이번에는 선수들이 즐기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삼성전에서도)그런 모습을 보이면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제는 그 즐기는 분위기를 이어 삼성과 맞붙어야 한다. 삼성 역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통합 5연패에 대한 의지가 강한 상황. 두산이 즐기는 야구를 앞세워 삼성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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