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리턴매치가 벌어진다. 삼성과 두산이 2015년 한국시리즈 패권을 놓고 다툰다. 하지만 양팀 모두 고민이 있다. 삼성은 전력, 두산은 체력이다. 새는 곳을 막아야 한국시리즈 우승에 가까워질 수 있다.
두산은 24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6-4로 이겼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3승2패를 기록한 두산은 26일부터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과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를 치른다. 2013년 한국시리즈에 만나 명승부를 연출했던 두 팀은 2년 만에 정상 문턱에서 재회한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워낙 풍부한 두 팀이다. 가을야구의 단골손님들이다. 투·타에서의 전력도 균형이 잡혔다는 평가다. 서로가 서로를 잘 알고, 특히 최근 몇 년간 정규시즌에서도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였던 만큼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다만 두 팀 모두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고민거리를 안고 있다. 요약하면 삼성은 전력누수가 걱정되고, 두산은 떨어진 체력을 최대한 보완해야 하는 과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가을에만 9경기를 치른 두산이다. 자연히 체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밑에서 올라온 팀이 감당해야 할 숙명이다.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간 것도 부담이다. 실제 2007년 이후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 승부를 벌인 팀이 한국시리즈까지 집어삼켰던 전례는 하나도 없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플레이오프 3일 휴식 후 등판을 가진 것을 비롯, 마무리 이현승도 보직에 비해서는 많은 이닝을 던지는 등 특정 투수들에 대한 부하가 심했다는 것도 두산이 보완해야 할 숙제다.
여유 있게 한국시리즈에서 기다린 삼성도 고민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삼성은 최근 불거진 ‘원정 도박 스캔들’로 몸살을 앓았다. 결국 이번 사태에 연관된 주축 선수 세 명을 이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이 선수들은 팀 마운드의 핵심을 이루는 선수들로 알려져 마운드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체력은 충분한 상황이지만 부담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비책도 관심이다. 7전 4선승제인 만큼 시리즈 전체를 꿰뚫는 양팀 사령탑의 ‘전략’이 중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두산은 플레이오프에서 제 몫을 하지 못했던 유희관을 비롯, 함덕주 노경은 등 핵심 셋업맨들이 제 몫을 해야 마운드에서 버텨나갈 수 있다. 다만 타선은 최근 분위기가 나쁘지 않고 대체 선수들이 비교적 풍족해 힘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무엇보다 두산은 넥센과 NC를 꺾고 올라온 기세가 있다. 단기전에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삼성도 세 선수의 제외를 결정한 만큼 그 후로는 대비책 마련에 고심해왔다. 선발과 중간, 마무리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전천후 자원’ 차우찬이 키 플레이어로 뽑히는 가운데 두 명의 외국인 선발(피가로, 클로이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마운드 전력이 약화된 만큼, 리그 최고의 면모를 선보인 타선이 좀 더 힘을 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정규시즌 막판 부상으로 고전했던 이승엽과 구자욱이 모두 돌아온 만큼 타선 위용은 정상적이다. 힘을 빼고 올라온 두산 마운드를 공략할 수 있다면 삼성도 시리즈를 의외로 무난하게 풀어갈 수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