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삼성 파문, 대표팀도 숨죽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0.25 07: 47

프로야구계를 들쑤셨던 삼성 일부 선수들의 ‘원정 도박 스캔들’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한다. 혐의를 받고 있는 선수들의 이름이 한국시리즈 명단에서 드러날 전망인 가운데 야구 대표팀도 숨을 죽은 채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정규시즌 1위 삼성과 플레이오프에서 NC를 꺾고 올라온 두산은 26일부터 한국시리즈 일정에 돌입한다. 25일 오후 3시에는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가 열리고, 오후 5시경에는 양팀의 한국시리즈 엔트리가 공식 발표된다. 한국시리즈 판도를 점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엔트리는 관심을 모을 수밖에 없는 중대 발표다. 여기에 특수한 상황이 하나 더 추가돼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 주축 투수 중 몇몇이 마카오에서 해외 원정 도박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왔고 검찰과 경찰도 선수들이 수사 대상에 있음을 인정했다. 이에 삼성은 지난 2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구단의 생각을 밝혔다. 아직 혐의가 인정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불미스러운 사태에 연관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수사 선상에 오른 선수들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결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당시 삼성 구단은 이 선수들에 대한 명단 발표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25일 발표될 한국시리즈 엔트리를 통해 어쩔 수 없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에 오는 11월 열릴 국제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주최 프리미어12에 출전할 대표팀에 줄 영향도 관심사다. 현재 연루되고 있는 선수들이 이번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KBO(한국야구위원회)는 한국시리즈 엔트리를 최종 확인한 뒤 선수 교체를 요청하겠다는 계획이다. KBO의 한 관계자는 “혐의가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연루된 선수가 있다면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국민정서, 그리고 향후 수사 상황에 밀접한 연관이 있어서다. 이미 김인식 감독을 비롯한 기술위원회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체 요원 선발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어12 최종 엔트리 제출 후에는 부상 등 명확한 사유가 있어야 교체가 가능하다. 다만 KBO 측에서는 “명단 교체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 중이다. 일단 최근 상비군에 합류한 박종훈(SK) 김택형(넥센) 심동섭 홍건희(이상 KIA) 등의 투수들이 대체 요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꼭 상비군 안에서 대체 선수를 발탁하라는 법은 없다. 현재 컨디션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설명이다.
KBO는 26일 대표팀이 소집되고 대회 준비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최대한 빨리 대체 선수들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대표팀은 11월 3일까지 훈련을 가진 뒤 한국시리즈에 출전한 삼성 및 두산 선수들이 모두 합류한 후 4일과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쿠바와 서울 슈퍼시리즈를 치른 뒤 개막전이 열릴 일본 삿포로로 향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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