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엔트리 제외...출범 이후 최악의 스캔들 현실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0.25 16: 35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 엔트리를 공개했다. 역시 최근 원정 도박 스캔들의 당사자로 지목된 인물들의 이름은 빠져 있었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1차전을 하루 앞둔 25일 28명으로 구성된 한국시리즈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투수는 총 12명이 포함됐다. 알프레도 피가로, 타일러 클로이드, 장원삼, 차우찬, 심창민, 정인욱, 권오준, 신용운, 박근홍, 김기태, 조현근, 백정현 등이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서 빠진 투수 주축들은 각각 삼성 마운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그동안 해외 원정도박 수사명단에 오른 선수들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에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유추가 가능하게 됐다.

가히 프로야구 출범 이후 최악의 스캔들로 비화될 만한 일이다. 가까운 사람들끼리 재미를 위해 조금씩 하는 건 눈감아 줄 수 있지만, 액수가 억대를 훌쩍 넘고 여기에 외환관리법 위반까지 포함하면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스캔들이다.
문제는 이들이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까지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조직폭력배를 끼고 홍콩을 통해 마카오로 건너가는 등 계획적인 행동을 했는데, 이를 주선한 브로커가 있다는 이야기는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2004년 프로야구를 덮쳤던 병풍, 즉 병역비리는 힘을 잃어가고 있던 인기에 치명타를 입혔다. 당시 사법처리를 받은 선수만 51명이었고 재검을 받은 선수는 19명이었다. 도합 70명의 선수가 스캔들에 얽히면서 프로야구는 존폐위기까지 처했었다. 그리고 야구가 팬들의 사랑을 되찾기까지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다.
정녕 프로야구에 다시 한 번 위기가 온 것일까. 스캔들이 커지는 걸 우려해 의혹이 남아 있는데 덮는 건 미봉책이다. 이들 외에도 의혹이 있는 부분은 철저하게 조사해 발본색원하는 게 프로야구가 살 길이다. 또한 선수들은 김인식 대표팀 감독의 말, "언제부터 야구선수들이 부자였다고"라는 한탄을 가슴에 새길 필요가 있다.
가볍게 하는 노름은 사생활이지만, 팬들의 사랑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공인이다. 그리고 그들이 테이블에서 걸었던 돈은 팬들로부터 나왔다는 점을 생각했다면 이와 같은 유혹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cleanupp@os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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