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해외 원정 도박 관련 선수들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하면서 스캔들이 공식화됐다.
삼성은 지난 20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보도된 팀내 해외 원정 도박 스캔들 관련 선수들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넣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았음을 고려해 의혹을 받고 있는 선수들의 명단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언젠가는 밝혀져야 할 이름이었다. 삼성은 26일부터 시작되는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를 하루 앞둔 25일 공식적으로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세 명의 이름을 제외했다. 정황상 임창용 윤성환 안지만으로 추측된다. 시즌의 모습을 볼 때 현실적으로 전혀 빠질 이유가 없는 세 명이었기에 의혹 당사자들의 이름이 수면으로 떠오른 셈이 됐다.

지난 18일 'TV 조선'의 보도에 따르면 내사를 시작한 검찰이 브로커 등을 통해 삼성 외 타 구단 선수들의 도박 가담 첩보도 입수했다. 삼성 뿐 아니라 프로야구 전체로 번질 수 있는 '도박 파문'이 되느냐의 문제가 된 것. 다만 이는 의혹일 뿐이고 검찰은 공식적으로 어떤 것도 시인하지 않았다.
의혹이 현실이 된다면 이는 2004년 병역 비리, 2008년 삼성 도박 파문 이후 프로야구에 '모럴 해저드'와 관련돼 가장 큰 위기가 올 수 있다. 의혹이 의혹으로 끝난다 할지라도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는 엄청난 배신감을 줄 수 있어 신뢰 회복에 당분간 어려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타 구단들도 선수들에 대해 자체적으로 도덕 관련 특강을 실시하는 등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선수들을 이유 없이 용의자로 몰 수 있어 자체 수색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삼성이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남의 일'로만은 볼 수 없는 것이 KBO 리그의 전체적인 분위기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