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전북 현대의 살림꾼이었다. 이재성(23, 전북)이 공격 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했지만, 경기 내내 안정된 플레이로 자신의 가치를 뽐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는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5라운드 FC 서울과 원정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21승 6무 8패(승점 69)가 된 전북은 자력 우승까지 승점 3점을 남겨두게 됐다.
승점 3점을 목표로 한 전북과 서울은 초반부터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서울은 평소와 같이 스리백 포메이션을 사용했고, 전북도 김기희와 최보경, 윌킨슨을 중앙 수비에 배치해 스리백으로 대응했다. 자연스럽게 위협적인 공격은 나오기 힘들었다.

수비에 초점을 맞췄지만 공격을 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전북과 서울 모두 빠른 역습을 중심으로 상대 골문을 공략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원에서 강력한 압박과 빠른 공격 전개는 필수였다. 공격과 수비에서 중앙 미드필더들이 뛰어난 활약을 해야 했다.
이재성이 그 역할을 맡았다. 중앙 미드필더에 배치된 이재성은 수비에서 나오는 공을 받아 전방으로 뿌리고, 상대의 공격 전개를 견제했다. 넓은 활동 반경과 왕성한 활동량은 필수였다. 이재성은 최강희 감독의 기대에 부응해 전북 진영과 서울 진영을 쉴 틈 없이 뛰어다녔다.
또한 공격에서 날카로운 패스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전반 21분 왼쪽 측면에서 빠른 크로스를 올려 서울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고, 전반 34분에는 이동국에게 정확한 패스를 시도해 위협적인 슈팅이 나오게 했다. 후반 6분에도 역습 상황에서 정확한 헤딩 패스로 장윤호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잡게 만들었다.
이재성은 "전반전의 좋은 모습을 끌고 가려고 하는데, 찬스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아쉽다"며 "최근 득점이 많이 없어서 공격수로서 책임감을 갖고 있다. 자력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승리가 필요한 만큼 준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재성의 말처럼 이재성과 전북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에서 이재성의 활약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살림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이재성은 그라운드에서 90분 내내 빛을 발했다. 역시나 올해 가장 강력한 영플레이어 상 수상 후보였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권영민 기자 raonbitgrim@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