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들어도 오금이 저릴 정도, 삼성에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5)란 결코 마주하고 싶지 않은 공포 그 자체다. 삼성이 통합우승 5연패를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으로 다시 니퍼트를 만난다.
니퍼트는 올해 정규시즌에서는 거듭된 부상으로 20경기 90이닝 6승5패 평균자책점 5.10에 그쳤지만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 3경기 2승 평균자책점 0.78로 부활했다. NC와 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 9이닝 114구 무실점 완봉승, 3일 쉬고 나온 4차전에도 7이닝 무실점 역투로 당당히 MVP를 차지했다.
삼성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2011년, KBO리그에 데뷔한 니퍼트는 사자 킬러로 삼성에는 악명이 높다. 삼성전 통산 23경기(22선발) 14승2패 평균자책점 2.59로 압도적인 투구를 했다. 퀄리티 스타트가 16경기였고, 그 중 10경기가 7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였다. 삼성 타자들이 진저리 칠만한 성적이다.

올 시즌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니퍼트는 삼성전 4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4.34에 그쳤다. 하지만 몸 상태를 완전히 회복한 포스트시즌에서 한창 좋을 때 투구를 되찾았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보니까 니퍼트의 공이 아주 좋더라"며 KS를 앞두고 컨디션을 올린 그에게 경계심을 드러냈다.
삼성의 중심타자 박석민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니퍼트에 대해 "마음을 비우고 해야 할 듯하다. 공이 너무 좋더라. 위에서 막 꽂히는데 TV로 봐도 '와~' 할 정도였다. 실제로 타석에 들어가면 그런 느낌이 더할 것이다"고 감탄했다. 구자욱도 "시즌에서도 좋을 때 니퍼트를 한 번 만났는데 그때도 직구가 정말 좋았다. 직구를 공략하지 못하면 어려울 것 같다"고 인정했다.
그래도 마냥 넋 놓고 당할 수만 없다. 니퍼트는 KS에서 최소 2경기를 등판할 것이 유력하다. 빠르면 2차전에 이어 6차전에 나올 수 있으며 장기전으로 흐르면 3차전과 7차전 승부처 출격 가능성도 있다. NC가 니퍼트에게 두 번이나 패하며 KS행이 좌절됐듯 삼성도 니퍼트를 깨지 못하면 통합5연패는 없다.
박석민은 "볼을 보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투스트라이크로 몰리면 칠 수 없는 볼이다. 초구부터 그려놓고 레이더에 들어오면 무조건 돌려야 할 것 같다. 니퍼트는 많은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이기 때문에 볼을 많이 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적극적으로 쳐야 한다"고 공략 비법을 이야기했다.
실제로 NC 타자들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니퍼트를 맞아 빠른 볼카운트에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그러나 3구 이내 타격이 12번의 결과가 12타수 1안타 타율 8푼3리에 불과했다. 3일의 휴식에도 니퍼트는 투구수 86개로 7이닝을 소화했다. 볼 개수를 늘리기 어렵다면 제대로 쳐서 무너뜨리는 것이 공략법이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삼성은 니퍼트를 무너뜨릴수 있을까.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