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우완 양훈은 처음에 인터뷰를 정중히 거절했다.
설득 끝에 다시 마주선 양훈은 "이야기를 하면 자꾸 예전 팀(한화)에 안좋은 반응이 나온다. 전 예전 팀에서는 그 팀에 따라, 여기서는 여기에 따라 열심히 한 것뿐인데 괜히 나쁜 말이 나오면 너무 죄송해진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올해 4월 8일 한화에서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양훈에겐 두 팀 다 소중한 팀들이다. 그를 프로에 있게 해준 한화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뛸 기회를 준 넥센이 있었기에 양훈은 다시 내년을 바라보고 있다. 양훈은 28일부터 일본 가고시마에서 시작되는 팀의 유망주 캠프에 '자원'해서 합류했다. 이정훈 다음으로 2번째 고참이다.

지난 24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양훈은 "마무리 캠프 참가는 포스트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제가 요청드렸던 것"이라며 "올해 계속 몸을 만들어오고 폼을 교정하는 상황이었는데 그 연장선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지금 이 과정을 유지하기 위해 더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양훈은 "올해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딱 잘라 말했다. 올해 시즌 막판 선발로 나와 호투한 데 이어 포스트시즌에서 2경기 11⅔이닝 5실점(4자책)으로 기대 이상의 피칭을 보여준 그였다. 하지만 양훈은 "제가 어떻게 했는지보다 팀이 졌다는 것 때문에 다시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포스트시즌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올해는 잘맞은 타구가 정면으로 많이 갔고 호수비가 정말 많이 나왔다. 정말 운이 좋았다고밖에 할 수 없다. 대신 올해 좋은 성적을 내면서 내년 기대가 크신 것 같아 부담이 있다. 저에겐 올해보다 내년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양훈은 "내년에도 승패는 상관하지 않는다. 다만 이닝을 더 많이 소화하고 풀 타임을 제대로 뛰는 게 목표다. 제가 할 역할은 그것 같다. 이닝을 길게 가져가고 싶다"고 마지막으로 내년 바람을 드러냈다. 올 시즌 선발로서의 역량을 되찾은 양훈은 내년 넥센 선발진의 한 축으로서의 책임감을 겨울 비지땀으로 나타내고 있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