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이 라커룸의 진정한 리더의 힘을 보여줄까.
도박 스캔들의 직격탄을 맞은 삼성 라이온즈. 임창용, 윤성환, 안지만 등 핵심 투수 3명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위기라면 위기다. 뒤숭숭한 팀 분위기를 추스리기 위해 고참의 역할이 중요하다. '라커룸의 진정한 리더' 이승엽의 역할이 더욱 절실해졌다.
라커룸의 진정한 리더란 뛰어난 성적뿐만 아니라 선수단의 정신적 지주 역할까지 포함된다. 어느덧 불혹이 된 이승엽은 두 차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타율 3할3푼2리(470타수 156안타) 26홈런 90타점의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다. 실력만 뛰어난 게 아니다. 팀내 최고참인 그는 후배들에게 교과서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은 정말 열심히 한다. '내가 이승엽인데' 하는 생각에 변할 수도 있는데 그런 게 없다. 항상 먼저 나와서 준비한다"며 "선배들이 열심히 하니 후배들이 안 할 수 없다"고 찬사를 보냈다.
한국시리즈를 앞둔 이승엽의 각오가 궁금했다. 그는 "3주간 쉬었으니 분명히 유리한 부분과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단기전에서는 투수력이 많이 좌우한다는 걸 느꼈다. 타자 입장에서는 몇 번 오지 않는 찬스 잘 살려야 한다. 한 번이라도 놓치면 어려워진다"고 일격필살의 각오를 드러냈다.
이어 지난해 넥센과의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9푼5리(21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으로 부진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지난해의 부진을 만회한다는 표현보다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들었던 대구구장에서 통합 5연패를 달성하는 게 이승엽의 목표. "이곳(대구구장)은 1982년부터 아주 좋은 대선배들이 거쳐 가셨고 그 분들이 계셨기에 우리와 같은 선수들이 있을 수 있었다. 선배들이 마음 속으로 좋은 기를 주셨으면 좋겠다. 유종의 미라는 말처럼 대구팬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사하고 싶다".
이승엽은 두산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타율 4할9푼2리(59타수 29안타) 3홈런 10타점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중요한 상황마다 이승엽에게 많이 맞았다"고 아쉬워 하기도 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 첫 타석부터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열심히 뛰겠다"는 이승엽. 26일 두산과의 첫 대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