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해도 고민인 것일까. 두산 선수단의 가을이 꽤 길 전망이다. 오는 11월 열릴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각 구단별 불균형이 눈에 들어오는 가운데 대표팀도 두산 선수들의 몸 상태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25일 프리미어12 대표팀 엔트리 교체를 발표했다. 원정 도박 스캔들에 휩싸인 세 명의 선수(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을 제외하고 심창민(삼성) 장원준(두산) 임창민(NC)을 대표팀에 새로 발탁했다. 이로써 프리미어12 28인 최종 엔트리는 한 차례 수정을 거쳤다.
제외된 세 선수는 아직 혐의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며 현재까지는 조사 계획도 없다. 그러나 도의적인 책임이 있는 만큼 삼성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빼기로 했고 대표팀도 비슷한 사정을 들어 교체를 결정했다. KBO와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삼성의 방침이 선 이후 대체 선수 선발에 고심을 거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가 코앞인 만큼 빠르게 교체가 이뤄졌고 대표팀은 26일 공식 소집된다.

심창민과 임창민이 불펜의 새로운 얼굴로 가세하는 가운데 관심을 모았던 선발 자원으로는 장원준이 합류했다. 장원준은 올 시즌 30경기에서 169⅔이닝을 던지며 12승12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준플레이오프 1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는 2경기 13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했다. 현재 뽑을 수 있는 선발 요원 중에서는 가장 컨디션이 좋다는 데 의견이 일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두산은 이번 프리미어12 대표팀 최다 차출의 영예(?)을 안았다. 두산은 장원준 선발 이전에 이현승 양의지 오재원 김재호 민병헌 김현수까지 6명의 선수를 대표팀에 올려놨다. 당초 삼성(6명)과 같은 숫자였으나 삼성에서 숫자로 2명이 제외됐고 두산은 오히려 1명이 더 늘어나며 독보적인 1위가 됐다.
태극마크를 단다는 것은 선수의 영예다. 선수의 가치를 가장 큰 자산으로 삼는 구단의 영예이기도 하다. 그만큼 두산이 좋은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증거이며, 이는 구단과 선수, 팬 모두가 자부심을 가져도 될 만한 사안이다. 다만 선수 선발이 지나치게 편중화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여기에 주축 선수들이 최대 11월 22일까지 대표팀에 머물러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휴식 시간의 감소도 부담이다. 푹 쉬어야 다음 시즌을 대비할 수 있는데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게 된 것은 어쩔 수 없다.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대표팀으로서도 이런 편중은 그다지 좋지 않다. 당장 이번 28명의 대표 선수 중 두산 7명, 삼성 4명 등 총 11명이 한국시리즈에 나선다. 당분간은 나머지 17명, 그리고 상비군에 선발된 선수들로 훈련을 치러야 한다. 한국시리즈 일정이 최종전까지 갈 경우 이 선수들은 출국 전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이 기껏해야 2~3일 정도다. 여기에 부상자라도 생기면 더 타격이 크다. 대표팀 관계자들이 한국시리즈에 신경이 곤두 서 있는 이유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