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일진일퇴의 공방 속에 최종전까지 갔던 기억이 있는 두 팀이다. 이번에도 전력이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아 ‘명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이런 치열한 싸움에서 어떤 선수가 해결사로 등극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더불어 정규시즌 상대 전적에서 썩 좋지 않았던 ‘4번 타자’들의 성적도 이번 시리즈의 키를 쥐고 있다.
정규시즌 1위로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 그리고 넥센과 NC를 차례로 꺾고 거침없는 기세를 타고 있는 두산은 26일부터 한국시리즈 일정에 돌입한다. 두 팀은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 만나 7차전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를 벌였던 기억이 있다. 또한 정규시즌에도 최근 몇 년간은 연패를 쉽게 허용하지 않는 치열한 경쟁의식을 보여준 바 있어 경기 수준에 대한 기대가 높다.
당초 객관적인 전력, 휴식일 이점 등에서 삼성이 유리한 시리즈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도박 스캔들로 세 명의 주축 투수가 빠져 마운드 누수가 심각해졌다. 삼성이 가장 큰 장점을 잃어버린 만큼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는 두산이 대등, 혹은 그 이상의 싸움을 벌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그러나 두산도 체력적인 부분, 마운드에서의 변수가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타격전 양상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수준급 투수들이 총동원되는 만큼 대량득점 시리즈로 가기는 어렵겠지만 점수가 너무 안 나는 시리즈가 되지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칠 수 있는 선수들의 가치가 빛날 수도 있다. 전력 분석 외에 ‘미친 선수’가 등장하면 결과는 물론 팀 분위기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삼성은 이승엽(.492) 구자욱(.417) 이지영(.405) 나바로(.333)가 두산전에 강했다. 이 선수들은 삼성의 중심을 이루는 선수들로 이번 시리즈에서도 기대가 크다. 이 중 구자욱은 두산 상대 득점권 상황에서 6할로 매우 강했다. 채태인(.666) 박석민(.545) 이지영(.375) 이승엽(.368) 최형우(.360) 등도 두산 상대 득점권 타율이 좋았던 선수들이다. 득점권 타율이 모든 해결 지표를 말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기대를 걸어볼 만한 구석은 있다.
반대로 두산은 삼성전에 오재원(.405) 정수빈(.405) 김재호(.366) 민병헌(.348) 최주환(.346)이 좋은 성적을 냈다. 삼성 상대 득점권에서는 오재원(.571) 김재호(.500) 허경민(.455) 최주환(.429) 정수빈(.429)이 4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삼성에 비해서는 주축 선수들의 편차가 다소 심한 편이지만 실전 감각 자체는 보름 이상을 쉰 삼성보다 더 나을 수도 있다.
4번 타순에 배치될 것으로 보이는 최형우(삼성)와 김현수(두산)의 해결 능력도 관심사다. 두 선수가 폭발하면 양팀 모두 쉽게 경기를 풀어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상대 전적에서 그렇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최형우는 올 시즌 두산전에서 2할6푼2리를 기록했다. 이는 9개 구단 상대 전적 중 가장 좋지 않은 축에 속한다. 김현수도 삼성전 16경기에서 타율이 2할4푼5리로 상대전적만 따지면 가장 약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