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1] 의미 있던 유희관 6이닝, 불펜이 날린 승리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0.26 22: 17

부진 탈출의 열쇠를 손에 쥔 유희관(29, 두산 베어스)이 의미 있는 6이닝 투구를 했다. 하지만 팀의 승리는 물거품이 됐다.
유희관은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8피안타 2탈삼진 2볼넷 5실점했다. 타선이 초반부터 많은 점수를 지원해줬고, 긴 이닝을 버틴 유희관은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으나 불펜이 이를 지키지 못해 8-9로 패하며 유희관의 승리도 날아갔다.
경기 하루 전 있었던 미디어데이에서 유희관은 자신의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부진 원인을 되짚기도 했다. 유희관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이닝 7피안타 3탈삼진 3볼넷 3실점해 패전투수가 됐고, NC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2⅓이닝 6피안타 1탈삼진 4실점하고 패했다.

미디어데이 당시 유희관은 "점수를 안 주려다 보니 본연의 모습을 잃었던 것 같다. 맞혀 잡고 수비를 믿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다 보니 투구 수도 많아졌다"고 답했다. 그리고 투구 간격이 길어졌던 점에 있어서도 "(포스트시즌이) 처음도 아니고 긴장을 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NC엔 잘 뛰는 타자들이 많아 타이밍을 빼앗으려고 해서 그랬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관건은 몸쪽 공이었다. 유희관은 "전체적으로 NC 타자들이 타석에 붙어서 바깥쪽을 공략하더라"고 이야기하며 몸쪽 볼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이날은 몸쪽에도 효과적으로 던지며 삼성 타자들을 흔들었다. 특히 6회말 2사 1루에서 김상수를 루킹 삼진 처리하는 몸쪽 포심 패스트볼(131km)로 대표대는 과감함이 돋보였다.
2회말까지 무실점으로 삼성의 강타선을 막아낸 유희관은 3회말과 4회말 4실점했다. 2회말 선두 이지영의 중전안타와 우중간을 가른 김상수의 2루타, 박한이의 중전 적시타에 2점을 내준 유희관은 4회말 선두 박석민의 우월 솔로포, 이승엽의 2루타와 채태인의 중전 적시타에 4점째 실점했다. 그리고 7회말 우전안타로 1루에 나간 박한이가 야마이코 나바로의 중월 3점홈런에 홈을 밟아 실점이 5점으로 불어났다.
기록 상으로는 5실점이지만, 6회말을 끝으로 투구를 끊었다면 퀄리티 스타트(QS)에 버금가는 피칭이었다. 4실점을 하는 과정에서 유희관은 4회말 좌익수 김현수와 유격수 김재호의 위치가 순간적으로 겹치며 이승엽에게 2루타를 내줬고, 이것이 채태인의 중전 적시타에 의한 실점으로 연결됐다. 불운의 2루타가 없었다면 6이닝 3실점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었던 피칭이었다. 부진의 고리를 끊고 불펜 부담도 줄이는 등의 많은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부질없었다. 7회말 구원 등판한 함덕주가 나바로에게 3점홈런을 맞아 8-7로 쫓긴 두산은 2사 2, 3루에서 오재일이 결정적인 실책을 범해 주자 2명의 득점을 막지 못하고 역전패를 당했다. 극심했던 부진에서 빠져나온 유희관의 노력도 승리라는 결실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nick@osen.co.kr
[사진] 대구=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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