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투수들이 빠져도 사자의 힘은 여전했다. 삼성이 기선제압에 성공하며 통산 9번째 우승이자 통합 5연패에 힙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삼성은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5점차 열세를 뒤집는 타선의 응집력을과 소방수 차우찬의 무실점 역투에 힘입어 9-8로 두산을 누르고 첫 승을 낚았다. 삼성이 한국시리즈 1차전에 승리를 거둔 것은 3년만이다. 특히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 등 주력투수 3명이 빠진 전력부재에도 타선의 힘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초반은 두산의 분위기였다. 삼성 선발 알프레도 피가로가 제구력과 변화구가 밋밋하자 두산 타선이 불을 뿜었다. 1회초 1사후 허경민이 직구를 받아쳐 좌중월 솔로홈런을 날렸다. 민병헌과 김현수가 중전안타로 몰아붙였고 양의지가 3유간을 빠지는 적시타를 날려 2-0을 만들었다.

2회도 피가로의 제구력은 계속 흔들렸다. 1사후 오재일과 김재호가 볼넷을 골랐고 정수빈이 우중간에 1타점 2루타를 날렸고 허경민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터트려 5-0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두산이 승기를 잡는 듯 했다.
팀 타율 1위의 삼성의 공세도 만만치 않았다. 하위타선이 꿈틀거렸다. 두산 선발 유희관을 상대로 이지영의 중전안타로 출루하자 김상수가 우중간 2루타로 첫 점수를 뽑았다. 이어 박한이의 중전적시타가 나와 2-5까지 추격했다. 경기를 쉽게 넘겨지 않겠다는 삼성의 의지가 보였다.
4회초 1사후 정수빈과 허경민 안타에 이어 민병헌이 좌전적시타로 6점째를 뽑았다. 그러나 삼성은 4회말 박석민의 우월 솔로포에 이어 이승엽의 뜬공이 서로 미루다 잡지 못한 두산수비의 실수로 2루타가 되었고 채태인이 중전적시타를 날려 4-6까지 추격했다.
두산은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6회초 삼성 두 번째 투수 박근홍을 상대로 김재호 볼넷, 정수빈 사구를 얻어 기회를 잡았다. 허경민의 희생번트와 민병현의 볼넷에 이어 김현수가 깨끗한 중전적시타를 날려 8-4까지 다시 달아났다. 이쯤되면 승기를 잡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삼성은 7회말 드라마를 작성했다. 선두타자 박한이가 우전안타를 날려 유희관을 강판시켰고 대타 배영섭의 사구에 이어 나바로가 흔들리는 두산 함덕주를 상대로 중월 스리런포를 날려 7-8까지 추격했다. 경기의 흐름은 한치 앞을 알 수 없게 됐다.

삼성은 이어진 공격에서 1사후 박석민이 볼넷을 골랐다. 2사후 두산은 이현승을 긴급투입했으나 채태인이 중전안타로 2사 1,2루 기회를 넓혔다. 이어 이현승의 폭투로 2,3루 역전찬스를 잡았고 이지영의 투수 앞 땅볼때 이현승의 송구를 1루수 오재일이 놓치면서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을 밟아 역전에 성공했다.
삼성은 역전에 성공하자 8회초 1사 1,3루에서 차우찬을 조기에 투입해 두산의 마지막 공세를 차단하고 한 점차 승리를 이끌었다. 차우찬은 동점위기에서 김현수를 삼진으로 잡고 양의지는 3루수 직선타로 유도하고 위기를 넘겼다. 9회에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지켰다. 선발 피가로는 3⅓이닝 10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했다.
두산 선발 유희관은 6회까지 삼성 강타선을 상대로 8피안타 2볼넷 5실점했다. 7회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첫 타자를 안타로 출루시켰고 이어 등장한 함덕주가 사구와 스리런 홈런을 맞아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현승의 조기투입 실패와 오재일의 결정적인 실책이 5점차 역전패의 결정타가 되었다. /sunny@osen.co.kr
[사진] 대구=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