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치명적인 대역전패를 당했다.
두산은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8-9로 졌다. 두산은 상대 선발 알프레도 피가로를 마음껏 두들기며 3⅓이닝 10피안타 6실점으로 마운드에서 몰아냈다. 하지만 삼성이 조금씩 점수를 내면서 두산을 압박했고, 8-4로 앞서가던 7회말 두산은 대거 5실점을 하면서 1차전을 내줬다.
1패, 그리고 역전패라서 더욱 뼈아프지만 더 많은 걸 잃었기에 걱정이 앞서는 두산이다. 일단 포스트시즌 맹활약을 펼치고 있던 톱타자 정수빈이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정수빈은 6-4로 앞서고 있던 6회초 무사 1루에서 번트 사인을 받았다. 번트 모션을 취하고 있던 정수빈의 몸쪽으로 박근홍의 투구가 날아 들었다. 정수빈은 이를 피하지 못하고 왼손 검지에 맞았고, 몸에 맞는 공을 얻어냈다. 두산은 여기서 출루가 이뤄지고 민병헌까지 볼넷을 얻어 만루를 채웠고, 김현수가 2타점 적시타를 쳐 8-4까지 달아났다.

비록 2점을 달아났지만 정수빈의 부상이 걱정되는 장면이다. 좀처럼 경기에서 빠지지 않는 정수빈이지만, 이 장면에서는 큰 고통을 호소하며 정밀검진을 위해 경기장을 떠났다. 여기에 대역전패까지 당했으니 아픔이 두 배다. 아직 정확한 검진 결과는 안 나왔지만, 만약 정수빈의 시리즈 출장이 힘들어지면 두산의 타격은 공수에서 이만저만이 아니다.
마무리 이현승도 무의미하게 소모했다. 이현승은 8-7 리드상황 2사 1루 볼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에서 긴급 투입됐다. 이현승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채태인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2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지영 타석에서 폭투까지 범해 안타 하나면 경기가 뒤집힐 상황까지 왔다. 이현승은 여기서 이지영으로부터 투수 앞 땅볼을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여기서 1루 송구가 조금 빗나갔고, 1루수 오재일이 이걸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경기가 뒤집히고 말았다. 포스트시즌 피로가 쌓인 이현승을 무리해서 넣었지만 두산은 결과적으로 패착이 됏다. 시리즈 전체에 영향을 줄 만한 투입이다.
끝으로 함덕주는 이제 한국시리즈에서 중요한 순간 쓰기 힘들어졌다. 플레이오프에서 부진했던 함덕주였기에 한국시리즈 1차전이 중요했다. 그러나 7회 승부처에서 야마이코 나바로에게 결정적인 스리런 대포를 두들겨맞고 말았다. 안 그래도 불펜이 불안한 두산인데, 시즌 중 가장 믿을만한 불펜 투수가 금세 치유되기 힘든 상처를 입고 말았다. /cleanupp@osen.co.kr
[사진] 대구=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