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 시기 이견…손아섭 "12월" 구단 "11월 중순"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0.27 05: 55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27)이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포스팅 절차를 본격적으로 밟기 전에 양 측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롯데는 25일 메이저리그 도전의사를 밝힌 두 선수 중 손아섭에게 먼저 기회를 주기로 결정하고 발표했다. 황재균은 손아섭이 포스팅에 실패했을 때 곧바로 포스팅 시장에 나가게 된다. 롯데는 한국시리즈 종료 직후 손아섭을 포스팅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절차는 다음과 같다. KBO가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손아섭의 포스팅 사실을 알린다. 그러면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4일 동안 30개 구단에 이 소식을 알리고 비공개 입찰을 받는다. 그러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 소식을 KBO에 전달하게 된다. 여기에는 구단명은 없고, 포스팅 액수만 제공된다. 그러면 구단은 4일 내에 이 금액을 받아들일지 거부할지 결정해 KBO에 알려줘야 한다. 만약 롯데가 받아들이면 손아섭은 그로부터 30일 동안 해당 구단과 교섭을 하게 된다.

그런데 시기를 놓고 양 측의 의견이 엇갈린다. 한국시리즈 종료 직후 포스팅을 신청하면 손아섭이 훈련소에 있을 때 교섭기간이 마감된다. 롯데는 현재 논란에 대해 날짜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시리즈가 끝나자마자 포스팅을 신청하면 손아섭이 훈련소에 있을 때 교섭기간이 마감된다. 구단 관계자는 "계약서에 사인을 할 시간을 만들기 위해 (한국시리즈 종료 직후가 아니라) 일정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손아섭 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방해하는 건 결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손아섭은 프리미어12, 훈련소 입소 때문에 교섭기간 30일을 제대로 활용하기 힘들다. 때문에 26일 대표팀 소집일에 기자들과 만나 "12월 이후로 포스팅을 늦췄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구단은 "만약 손아섭이 (포스팅이나 계약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면 황재균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11월로 포스팅 일정을 잡았다"고 덧붙였다.
계약 협상은 에이전트가 하지만, 계약서에 사인을 할 때는 선수가 필요하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메디컬테스트는 단서조항으로 '계약 며칠 후 실시한다'라고 넣으면 시간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 그리고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건 선수가 팩스를 받아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고 밝혔다.
롯데가 당초 11월 초에 손아섭의 포스팅을 진행한다고 했던 건 가능하면 황재균에게까지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만약 손아섭 측의 요청대로 12월 이후에 포스팅을 진행하게 된다면 포스팅 수락 금액을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야 황재균에게도 기회가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손아섭 측은 한국시리즈 종료 직후 포스팅 시장에 나가면 시간적 여유가 너무 없다고 말한다. 손아섭의 미국 현지 에이전시 관계자는 이메일을 통해 "만약 한국시리즈 종료 직후에 포스팅에 나가도, 열흘 정도 미뤄져도 둘 다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이들의 말은 이렇다. 한국시리즈 종료 직후 포스팅에 참가해도, 11월 중순 참가해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에이전시 관계자는 "손아섭 선수는 11월 23일에 훈련소에 입소한다. 그리고 12월 18일까지 훈련을 받는다. 만약 한국시리즈 종료 직후 포스팅을 요청하면 교섭기간 종료일이 12월 초가 될 것이다. 훈련소에 있으니 계약 자체가 어렵다. 계약도 큰 부분은 에이전트가 하지만, 세부내용은 선수와 꾸준히 의견을 주고받고 결정할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롯데는 이번 손아섭의 포스팅에 대해 금액 하한선을 정하지 않았다. 금액이 나오는 걸 보고 구단과 선수 자존심을 고려, 최종판단을 내리겠다는 복안이다. 여기에 대해서도 에이전시 관계자는 "만약 11월 중순 이후에 포스팅을 요청하면, 메이저리그로부터 포스팅 금액 통보를 훈련소에 있을 때 받을 수도 있다. 만약 구단이 하한선을 정했다면 문제가 없지만, 지금은 금액이 나온 뒤 구단과 선수가 다시 협상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손아섭 측은 "구단이 처한 (곤란한) 상황도 충분히 이해는 한다. 대화를 통해 좋은 쪽으로 풀어가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롯데는 일단 손아섭과 황재균 모두에게 기회를 준다는 원칙을 세웠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진통 끝에 손아섭에게 먼저 기회를 주기로 했지만, 이번에는 시기를 놓고 말이 나온다. 롯데가 이번에는 어떤 해법을 내놓을까.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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