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1차전에서 당한 충격적인 역전패 후 변화를 예고했다. 선택하기에 따라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두산은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8-9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5-0으로 앞서던 경기를 내준 두산은 먼저 1패를 당해 수세에 몰렸다. 2차전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어깨에 무거운 짐이 올려졌다.
김태형 감독은 1차전이 끝난 뒤 아쉬움을 나타냈지만, 현재의 불펜투수들이 어떻게든 이겨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어쩔 수 없다. 불펜이 앞으로도 붙어서 이겨내야 한다. 있는 선수가 해줘야 한다. 믿고 써서 이기겠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다.

함덕주를 계속해서 셋업맨으로 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김 감독은 그의 활용법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붙어서 이겨야 되는데 자신감이 떨어져서 걱정이다. 고민해보겠다"라고 답했다. 감독의 말대로 무엇보다 함덕주의 큰 무기였던 자신감이보이지 않는 것이 문제다. 이현승 앞까지 가는 길이 문제였던 두산은 1차전에서 이 숙제를 풀지 못했다.
함덕주에 이어 노경은을 쓰고 이현승까지 조기 투입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당시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현승을 7회말에 올린 것에 대해 김 감독은 "함덕주가 왼손타자를 더 잡아줬어야 하는데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모습도 아니었다. 노경은이 우선 위기를 막아줬으면 했고, 그 뒤에 이현승으로 막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라인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김 감독은 "내일은 라인업을 바꿔야 될 것 같다. 정수빈은 상태를 지켜보겠다"라고 덧붙였다. 정수빈은 병원 검진 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지만 열상을 입어 여섯 바늘을 꿰맸고, 부상 부위가 왼손 검지라 타격과 송구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선발 출장이 가능할지 여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송구만 힘들다면 지명타자 출장도 구상해볼 수 있겠지만, 타격이 되지 않으면 대주자, 대수비 수준으로 활용 폭이 좁아진다.
타격에서 장타가 터지지 않고 수비에서도 실책을 범한 오재일 역시 고민이다. 좌완이 나오면 선발 자리를 고영민에게 양보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2차전에서는 선발 제외가 예상되지만, 1차전과 같은 모습이라면 우완투수가 선발로 나와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1차전에서 공격의 흐름을 끊었던 홍성흔 대신 다른 선수가 지명타자로 나오게 될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고영민과 데이빈슨 로메로의 활용 여부는 상대 투수 특성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감독은 "1루수나 지명타자는 상황을 보면서 쓰겠다. 고영민은 빠른 볼에 강한 대신 삼진도 많다. 로메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맞히는 능력은 있는 편이다"라며 투수 유형에 따라 기용을 달리하겠다는 뜻을 넌지시 표현했다.
김 감독은 '야구는 선수가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특별한 변화보다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감독은 1차전 종료 후 "분위기를 좋게 바꾸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는 계획을 간단히 언급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