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수비 시프트도 무력화시킨 나바로 괴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10.27 06: 05

삼성 외인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28)에게는 수비 시프트도 통하지 않았다. 
나바로는 올해로 KBO리그에서 2시즌을 뛰었다. 이제 상대 팀들도 그의 타격 스타일과 성향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다. 대응 방법의 일환으로 수비 위치를 옮기는 시프트로 종종 잘 맞은 타구를 잡아내곤 한다. 리그에서 수비 시프트를 가장 활발하게 활용하는 두산이 나바로 시프트에 가장 적극적이다. 
나바로는 기본적으로 당겨치기를 하는 타자다. 밀어치는 것보다는 풀스윙으로 힘껏 당겨치는 스타일이다. 올 시즌 안타 방향 분포도를 보면 안타 153개 중 93개가 좌측 또는 좌중간으로 그 비율이 60.8%에 달한다. 우측 및 우중간으로는 26개로 밀어서 만들어낸 안타의 비율은 17.0%에 불과하다. 

이 같은 나바로의 타격 성향에 맞춰 두산 수비는 좌측으로 치우쳤다. 유격수 김재호가 3루 쪽으로 더 깊게 붙고, 2루수 오재원이 베이스 근처로 위치를 옮겼다. 1~2루 사이를 거의 비워 놓는 극단적인 시프트로 지난 9월18일 대구 경기에서 1회 시프트를 통해 나바로의 삼중살을 이끌어냈다. 
한국시리즈에 들어서도 두산 수비의 나바로 시프트는 계속 가동됐다. 주자가 있을 때에는 상황에 따라 정상 위치를 가져가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시프트를 펼쳤다. 26일 열린 1차전에서 5회 나바로의 좌측으로 빠져야 할 타구가 시프트로 위치를 옮겨 놓은 유격수 김재호의 정면으로 향해 땅볼 아웃됐다. 
승부처가 된 7회에도 두산의 시프트는 변함없었다. 무사 1·2루 상황에도 1~2루 사이를 비우고 2루수 오재원이 2루 베이스 쪽으로 붙었다. 김재호도 3루 쪽으로 더욱 깊숙하게 위치를 옮겼다. 위기 상황에서 변칙적인 수비로 나바로의 타격 밸런스를 흐트러뜨리겠다는 압박 의도가 다분히 있었다. 
그러나 나바로는 전혀 움츠러들지 않았다. 함덕주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144km 낮은 속구를 걷어 올렸다. 힘껏 받아친 타구는 쭉쭉 뻗어나가 중앙 담장을 그대로 넘겼다. 비거리 130m 대형 스리런 홈런. 7-8로 추격하는 결정적인 한 방으로 분위기를 삼성에 가져와 대역전에 성공했다. 
8회 두산은 정상 수비 위치로 돌아갔고, 나바로는 특유의 당겨치기로 좌전 안타를 만들었다. 경기 후 그는 ""내가 장타력을 가진 것을 알기 때문에 수비 위치가 바뀌는 것 같다. 신경 쓰지 않고 원하는 위치에 타구를 보내는 것에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두산의 강점 수비 시프트마저 무력화할 정도로 나바로의 파괴력은 대단하다. /waw@osen.co.kr
[사진] 대구=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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