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만의 기록’ 이대호, 일본시리즈 삼킨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0.27 05: 55

휴식기 동안 차분하게 타격감을 조율한 이대호(33, 소프트뱅크)의 방망이가 타오르고 있다. 일본 언론의 극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9년 만의 주인공이 된 이대호가 팀의 일본시리즈 2연패를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포스트시즌 들어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이대호는 24일과 25일 일본 후쿠오카의 야후돔에서 열린 야쿠르트와의 일본시리즈 1·2차전에서도 맹활약하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1차전에서 3안타를 치며 팀 공격의 선봉장에 선 이대호는 2차전에서는 4회 결승 2점 홈런을 기록하며 다시 한 번 팀에 힘을 불어 넣었다. 클라이막스 파이널스테이지를 포함, 현재까지는 만점 활약이다.
대형 홈런을 날린 2차전 활약도 좋았지만 일본 언론에서는 1차전 활약에도 큰 의미를 뒀다. 극심한 부담이 쏟아지는 4번 타자가 일본시리즈 1차전부터 맹활약하는 경우가 지금껏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1차전에서 ‘맹타상’을 받았다. ‘스포츠호치’에 의하면 4번 타자가 일본시리즈 1차전에서 맹타상을 받은 것은 1996년 요미우리 소속이었던 전설적인 타자 오치아이 히로미쓰 이후 처음이다. 무려 19년 만이다.

이런 이대호의 활약은 자칫 위기에 몰릴 수도 있었던 소프트뱅크를 구해내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이번 시즌 들어 4번에서 맹활약한 우치카와 세이치가 갈비뼈 부상으로 빠져 있다. 파이널스테이지에서 부상을 당한 우치카와는 일본시리즈 출전이 물 건너갔다. 4번 타자의 갑작스런 부재에 타선의 불안감이 대두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그러나 이대호가 그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주고 있으니 관계자들이 이대호에 주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본 언론도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많은 언론들이 “이대호를 4번 대역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례한 일”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사실 이대호는 지난해 소프트뱅크의 4번 타자로 활약했다. 올해는 타점 생산 능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5번으로 이동했지만 그렇게 낯선 자리는 아니다. 프로 데뷔 후 줄곧 4번으로 뛰어온 이대호로서는 오히려 자신의 자리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이런 이대호의 방망이는 남은 경기에서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대호는 일본에서 뛴 4년 동안 교류전에서 대단히 강한 면모를 선보였다. 통산 타율이 3할4푼2리이며, 교류전에서만 22개의 홈런과 68타점을 기록했다. 센트럴리그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고 볼 수 있다. 후반기 부진을 완전히 지워내고 있는 이대호가 ‘4번 타자’로서 팀의 우승에 다시 한 번 공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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