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심의 김인식, 탈출구 만들기 시작됐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0.27 06: 11

가뜩이나 큰 기대에 부담스러운 여건인데 주위를 둘러싼 상황도 좋지 않았다. 프리미어12 야구 국가대표팀의 이야기다. 대표팀을 이끄는 김인식 감독의 얼굴에도 고민이 묻어난다. 하지만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어떻게든 탈출구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작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프리미어12 대표팀은 26일 독산동 노보텔에서 공식 소집됐다. 28명의 선수 중 한국시리즈 출전차 빠져 있는 삼성과 두산 소속 11명 및 일본시리즈를 진행 중인 이대호를 제외한 16명, 그리고 이들의 훈련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차출한 상비군 선수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합숙에 돌입한 대표팀은 27일부터 훈련에 들어가 대회를 준비한다.
다만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 21세기 들어 대표팀 소집 이전에 이렇게 말이 많았던 적이 있나 싶을 정도다. 특히 마운드는 시작부터 만신창이가 됐다. 그간 대표팀을 이끌어왔던 핵심 선수들, 그리고 이번 대표팀에서 활약이 기대됐던 선수들이 부상 및 이런저런 사정으로 빠졌다. “역대 최약체 마운드”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누수가 극심하다. 어딘가 모르게 뒤숭숭한 분위기다.

선수 선발부터 지휘봉을 잡았던 김 감독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2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운드의 전력 손실은 틀림이 없다”라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어차피 엎질러진 물이다. 주워담을 수 없는 만큼 지금 있는 전력으로 최상의 결과를 내야 한다. 김 감독도 “걱정만 해서 될 일은 아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보자고 이야기했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마운드의 물리적인 전력을 끌어올리기는 힘들다. 다른 부분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김 감독이 바라보는 지점은 팀워크와 타선이다. 김 감독은 “태극마크를 달고 나가는 자체가 본인들의 명예와 국가의 명예를 건다고 말했다. 팀워크를 바탕으로 서로를 돕는 그런 팀이 되어야 한다”며 단합을 요구했다. 11명이 빠져 있어 이마저도 쉽지는 않지만 단기전에서 똘똘 뭉쳐 좋은 성적을 냈던 특유의 단합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주축 선수들이야 이전 대회에서 손발을 맞춰 본 경험이 있으니 분위기만 잘 잡히면 적응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마운드가 약해졌으니 타선이 힘을 내야 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김 감독도 “마운드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타선의 누수가 덜하다”며 이와 같은 의견에 동의했다. 소집 초기인 만큼 아직 구체적인 타순이나 포지션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훈련을 하며 대략적인 윤곽을 그릴 심산이다. 여기에 짜임새 있는 전력 분석, 국제대회 경험 등이 뭉친다면 1차 목표인 예선 통과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속내도 있다. 토너먼트에만 오른다면 분위기를 탈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도 선다.
대표팀은 27일과 28일 잠실구장에서 훈련을 소화하며 29일부터는 한국시리즈 일정 탓에 문학구장으로 옮겨 훈련을 이어간다. 28일에는 전력분석팀이 모은 자료를 선수들에게 설명하면서 본격적인 상대 연구에도 들어간다. 한국시리즈가 6차전 안에 끝난다면 4일과 5일로 잡혀 있는 쿠바 대표팀과의 ‘슈퍼시리즈’에서 대표팀 전원이 손발을 맞출 수 있는 기회도 열린다. 더 이상의 선수 이탈이 나와서는 안 된다는 점도 중요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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